애경산업, '태광' 품으로…"포트폴리오 다변화 숙제"
태광과의 매각 본계약 체결 성공
태광 산하 쇼핑엔티 등과의 시너지 효과 기대
중국 편중 포트폴리오는 극복 과제
2025-10-21 15:18:44 2025-10-21 16:46:29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애경그룹의 모태이자 핵심 뷰티 계열사인 애경산업이 태광의 품에 안기게 됐습니다. 애경그룹이 애경산업을 매물로 내놓은 지 약 반년 만에 태광과의 매각 본계약 체결에 성공한 겁니다. 
 
태광이 최근 성장세가 뚜렷한 'K-뷰티'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데다 애경산업의 대외 인지도도 상당한 만큼, 양사 간 결합은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다만 중국으로 집중된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21일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는 태광산업, 티투프라이빗에쿼티,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애경산업 지분 63.13%(보통주 1667만주)를 4700억원에 매도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해당 지분은 AK홀딩스가 소유한 애경산업 보통주 1190만주, 애경자산관리가 소유한 애경산업 보통주 477만주입니다. 거래는 각종 승인 및 절차를 거쳐 내년 2월 19일 완료될 예정입니다. 사실상 경영권을 포함한 지배지분 전체가 태광 측으로 넘어간다 할 수 있습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 및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최근까지 애경산업 인수합병(M&A) 사안의 경우 AK홀딩스와 태광 사이에 가격 및 조건을 두고 견해 차가 발생하며 막판 고비를 맞기도 했는데요.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하게 됨에 따라, 이번 인수 건은 사실상 마무리됐습니다. 
 
이처럼 애경산업이 새 주인을 찾게 됨에 따라 과거 위용을 되찾을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는데요. 그간 매각 이슈 집중에 따라 잠시 정체됐던 뷰티 사업의 경우 인수 문제가 매듭지어지며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일단 업계는 두 회사의 합산에 대해 긍정적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태광은 이번 인수로 소비재 포트폴리오를 강화함에 따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까지 접점을 대폭 넓힐 수 있게 됐는데요. 태광은 애경산업을 통해 K-뷰티 산업에 진출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입니다. 
 
실제로 애경산업은 뷰티 업계에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 함께 '뷰티 빅 3'로 일컬어질 만큼, 막강한 인지도와 영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1954년 애경유지공업으로 설립된 애경산업은 생활용품 및 화장품 사업을 주축으로 전개해왔는데요. 생활용품 브랜드인 '케라시스'를 비롯, 화장품 '루나', '에이지 투웨니스(Age 20’s)' 등이 대표적인 애경산업 제품입니다. 
 
애경산업은 수익 구조도 비교적 안정적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애경산업의 지난해(12월 말일 기준) 연결 기준 매출은 6791억원으로 전년(6689억원) 대비 1.53% 늘었습니다. 또 영업이익은 468억원으로 전년(619억원)보다 32.28% 감소했지만 흑자 기조는 유지했는데요. 
 
태광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됩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태광이 소유하고 있는 홈쇼핑 채널 쇼핑엔티는 소비자와의 접점이 대단히 높은 계열사"라며 "애경이 운용하는 생활용품, 화장품 등 다양한 콘텐츠와 홈쇼핑이라는 판로가 결합하면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번 인수 이후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전후해 고물가 흐름이 굳어지며 소비 위축 현상이 심화하고, 오프라인 유통 업황의 침체가 장기화하는 점은 극복해야 할 난제 중 하나입니다. 
 
높은 중국 의존도도 문제인데요. 실제로 애경산업 화장품 수출의 80%가량은 중국에 집중돼 있는 실정입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K-뷰티의 글로벌 성장세가 뚜렷함에도 애경산업은 이 같은 이점을 좀처럼 누리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중국으로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애경 사옥 외관. (사진=애경산업)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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