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CJ대한통운, '주7일 배송' 효과 없었다…수익성 '뒷걸음'
배송 기간·지역 늘렸지만 택배 매출·영업익 '역성장'
쿠팡 직매입 확대 등 경쟁 심화에 속수무책
2025-10-27 06:00:00 2025-10-2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3일 11:3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CJ대한통운(000120)이 올해 들어 주 7일 배송을 시작했지만, 택배 사업 매출과 수익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 등 플랫폼 기업이 물류자회사를 통한 직매입을 확대한 가운데 한진(002320) 등 물류 경쟁사에서도 잇따라 주말 배송을 시작하면서다. 배송일을 늘리면서 택배 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감소했다.
 
(사진=CJ대한통운)
 
주말까지 배송했지만 택배사업 '역성장'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CJ대한통운 매출액은 6조4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5조9806억원) 대비 1.01%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상반기 성장률 3.65%에 비하면 성장률은 둔화됐다.
 
올해 초 CJ대한통운은 주 7일 도착보장 배송 서비스 '매일 오네(O-NE)'를 도입하며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택배를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고객 만족도는 물론 소규모 이커머스 업체의 수요까지 흡수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택배사업 부문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1조783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1조8797억원) 대비 5.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 부문 매출은 지난 2022년 3조6495억원에서 2023년 3조7227억원으로 2.01% 성장한 이후 지난해 0.17% 성장한 3조7289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까지 플러스(+)를 유지하던 성장률이 올해 들어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CJ대한통운의 택배 부문 매출이 감소한 것과 달리 올해 들어 온라인 쇼핑은 다시 늘어난 모습이다. 통계청에서 매월 발표하는 온라인쇼핑 동향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누적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66조77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4조9592억원) 대비 1.72% 증가했다. 특히 모바일쇼핑 거래액이 51조2458억원에 달하며 전체 거래 중 77.55%가 모바일을 통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가 늘었음에도 외형이 줄어든 데에는 최근 쿠팡과 마켓컬리 등 유통사가 택배서비스 사업자격을 갖춘 자회사를 설립하고 그 아래 배송역량을 집중하면서 외주 비중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물류자회사 산하에 기능을 일원화할 경우 운영효율화와 더불어 오픈마켓 내 활동하는 제3자 물량에 대한 자체배송이 가능해진 결과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해 말부터 오픈마켓 우수 판매자들의 상품에 ‘로켓배송’ 배지를 적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쿠팡에서 판매되는 제품 중 약 96%가 로켓배송이 적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23년 9월에만 해도 한국신용평가는 쿠팡의 직매입 비중을 80%로 추정한 것과 비교하면 약 2년 만에 직매입 비중이 16%포인트 늘었다. 
 
실제로 쿠팡의 배송 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매출은 2022년 7685억원에서 2023년 2조6217억원으로 3배 이상 성장한 후 지난해에는 3조8349억원으로 성장했다. CLS는 물류대행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얻는 수수료 등을 주요 수익원으로 하고 있다. 
 
 
 
급변하는 택배업계…배송 범위 확대 관건
 
쿠팡이 물류자회사를 통한 직배송 비중을 늘리면서 택배업계 점유율에도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택배 시장 점유율은 쿠팡로지스틱스가 37.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전까지 1위를 달리던 CJ대한통운의 점유율은 27.6%를 기록하며 2위로 떨어졌다. 이어 롯데글로벌로지스 10.3%, 한진 9.7%, 로젠 5.3%순으로 점유율이 높았다. 
 
이 가운데 한진 등 경쟁사에서도 주7일 배송 후발주자로 참전하면서 업계 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CJ대한통운 지난 7월부터 매일 오네를 전국 읍면 단위까지 배송 권역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경남 밀양과 전북 익산 등 총 134개 읍면 지역까지 포함하며 CJ대한통운을 이용할 수 있는 소비자들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배송 가능 날짜를 늘리면서 CJ대한통운 택배 부문 영업이익률은 4.48%로 지난해 상반기(6.13%) 대비 크게 하락했다. 앞서 택배사업 부문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3년 6.61%를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6%대를 유지했다. 이는 전체 연결 실적에도 영향을 끼쳤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0.60%포인트 감소한 3.32%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CJ대한통운의 영업이익률은 매출원가율이 0.81%포인트 증가하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 줄었다. 원재료와 상품·자재비 매입액이 9.87%로 급증한 가운데 사용권자산감가상각비가 8.63% 등 전반적인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운송비도 2.98% 늘었다. 
 
경쟁사인 한진(002320)의 영업이익률이 4.38%를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 대비 0.21%포인트 수익이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하지만 한진 역시 4월부터 수도권과 주요 도시에서 주7일 배송 시범 운영을 시작하면서 4~6월 영업이익률은 4.99%로 지난해 동기(5.02%)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한 신용평가사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CJ대한통운이 저수익 물량을 줄이고 물류 효율성을 강화하면서 상반기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최근에는 알리나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물량을 흡수하면서 이를 보완하고 있지만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배송 범위를 늘리는 것이 중요할 것"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