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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코스닥 상장사
알엔투테크놀로지(148250)(현 알엔티엑스)가 최근 알에이치씨티파트너스(옛 캔버스엔레드)로부터 117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사들이기로 하면서 거래 구조를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계약금 10억원만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중도금과 잔금은 대환대출과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충당하기로 한 점에서다. 사실상 현금 유출은 거의 없이 장부상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상계성 결제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알엔투테크놀로지는 최근 1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을 예고하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알엔투테크놀로지)
대환대출·CB 발행으로 117억 부동산 매입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엔투테크놀로지는 지난 16일 알에이치씨티파트너스로부터 서울시 강동구 소재 부동산을 117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이날 계약금 10억원을 지급했다고 공시했다. 24일 중도금 56억원을 부동산 매입 대환대출로, 잔금 51억원을 6회차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쉽게 말해 알에이치씨티파트너스 부동산 대출금을 떠안으면서 중도금을 해결하고, 잔금은 CB로 턴다는 얘기다. 알엔투테크놀로지가 117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사들이는 데 실제 현금은 10억원만 드는 셈이다.
결국 알엔투테크놀로지가 발행한 CB를 알에이치씨티파트너스가 인수하고, 그 CB를 부동산 잔금으로 상계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CB 발행을 가장한 부동산 대금 상계형 거래라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알엔투테크놀로지 입장에서는 자산(부동산)과 부채·자본(CB)이 장부에 동시에 잡히기에 자산총액이 부풀려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잔금 지급에 활용되는 CB도 의문이다. 알엔투테크놀로지가 잔금(51억원)으로 충당할 예정인 6회차 CB는 두 차례 정정공시를 거친 바 있다. 지난 8월 알엔투테크놀로지는 100억원 규모의 6회차 CB 발행을 처음 결정했다. 최초 납입주체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이던 알에이치씨티파트너스였다. 이후 발행 결정 후 4주 만에 납입 주체가 김OO씨로 변경됐고, 다시 이번 달 16일 공시에서는 납입 주체가 다시 알에이치씨티파트너스로 돌아왔다. 조달 예정액도 100억원에서 51억원으로 감소했다. 자금 사용계획도 '운영자금 100억원'에서 '채무상환자금 51억원'으로 변경됐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CB 발행의 실질 목적과 자금 조달의 신뢰성을 둘러싼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알엔투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지난 8월 <IB토마토>에 "알에이치씨티파트너스가 자본잠식인 것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자산이 200억원가량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자금조달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조달금액 사용 방안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로 납입이 돼야 알 것 같다"라고 밝혔다.

100억원어치 CB 추가 발행…납입 주체는 '상폐 이력' 회사와 연관
이같은 상황에서 알엔투테크놀로지는 100억원 규모의 7회차 CB를 추가로 발행키로 결정했다. 발행 대상자는 오명진 대표가 90% 출자한 '엠제이피이투자조합1호'로 24일 납입 예정이다. CB 전환가액은 7110원으로 23일 알엔투테크놀로지 종가(6730원) 대비 4.6% 높은 수준이다. 전환가액조정(리픽싱)에 따라 4980원까지 낮아질 수 있다. 엠제이피이투자조합1호는 내년 10월부터 보통주 전환을 청구할 수 있고, 표면이자율 1%, 만기이자율 4%가 적용된다. 알엔투테크놀로지는 조달 자금을 타법인 증권 취득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투자 대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엠제이피이투자조합1호는 상장폐지 기업 출신 인물들이 이사진으로 있는 회사와 연관돼 있다. 이 조합은 지난 7월 상장폐지 회사에 몸담았던 인물들이 이사진으로 있는 에이아이홀딩스컴퍼니 등과 함께 알파AI(옛
알파녹스(043100)) 지분 34%를 약 18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주요 인물은 강OO, 김OO, 김OO 등이다. 강씨는 제낙스(상장폐지), 코너스톤네트웍스(상장폐지) 등과 관련이 있고, 지난 2017년엔
수성웹툰(084180) 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부결된 기록이 있다. 김씨는 디에스앤엘(상장폐지), 한국테크놀로지(상장폐지)에 이사 진출을 시도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다.
벤처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알엔투테크놀로지부터 CB 투자 제안을 받았다"라며 "알엔투테크놀로지는 조달할 자금을 기존 사업과 연관 없는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의구심이 든 것은 사실이고, 최종적으로 CB 투자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IB토마토>는 알엔투테크놀로지 측에 부동산 취득·CB 발행 관련 질의를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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