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사 지배구조 메스?…표적검사 우려도
2026-01-07 15:16:21 2026-01-07 17:11:55
[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장기 연임 관행을 재차 정조준하며, 지배구조에 메스를 들이대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현재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진 BNK금융지주(138930)에 대해 검사한 착수한 상태인데, 다른 금융지주에 대해 확대 조사할 가능성도 나옵니다. 지난해까지 예정된 정기검사를 받은 금융지주사들은 지배구조 관련 수시검사 명분으로 '먼지털이식' 검사가 진행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배구조 수시검사 확대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의 폐쇄적 인사 관행을 "부패한 이너서클"로 지적한 가운데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손보는 민관 협의체가 오는 16일 공식 출범합니다. 지난달 19일 대통령 발언 이후 약 한 달 만입니다. TF는 최고경영자 선임·승계의 투명성, 이사회 독립성 강화, 성과보수 체계 개선을 핵심축으로 삼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 중심으로 추진되던 논의에 금융위가 합류하면서 감독당국의 권고 수준을 넘어 필요한 경우 금융회사 지배구조 관련 법 개정까지 검토하는 흐름이 만들어졌습니다.
 
금융지주사 지배구조를 겨냥한 금감원 행보는 거침이 없습니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지배구조와 관련 수시점검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현재 BNK금융 조사 결과를 본 뒤 다른 금융지주에 대해 확대 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BNK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현 회장인 빈대인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천하는 과정에서 후보접수 일수를 줄이고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 원장은 지난 5일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문제가 있는 금융지주에 대해선 연말부터 검사를 나간 상태"라며 "금융지주 전반으로 확대할 것인지는 BNK금융 검사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이 민관합동 지배구조 개선 TF 논의와 연계해 도움이 되도록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19일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금융기관 지배구조를 "부패한 이너서클"에 비유하며, 금융지주 회장 선임과 관련한 투서가 다수 접수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이 금융권 지배구조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후 금감원장의 발언 수위가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원장은 "(지주사가) 차세대 리더십을 내세우는데, 회장들이 너무 연임을 하다 보면 (정작 그 후보들이) 6년, 몇 년씩 기다리게 된다"머 "그러면 그분들도 결국 에이징이 돼(나이가 들어) '골동품'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장기 집권으로 인해 후보군이 제대로 육성될 기회가 차단당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지금까지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은 관례처럼 굳어져왔습니다. 경영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있었습니다. 과거 3번 연임한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당국의 압박이 거세질 경우 이를 무릅쓰고 회장직을 유지한 사례는 없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지주 회장들이 너무 연임하다 보면 회장 후보군들이 몇 년씩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9일 이 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먼지털이식 종합검사 부활"
 
2022년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은 3연임을 앞두고 용퇴를 결정했습니다. 3연임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마지막 회추위에서 전격 퇴임이 발표됐습니다. 차기 회장으로는 진옥동 현 회장이 추천됐습니다. 조 전 회장은 당시 라임펀드 사태 등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 등을 통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라는 압박을 받고 있었습니다.
 
2022년과 2023년에 걸친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손 전 회장은 2019년 우리금융이  출범하며 우리은행장 겸 우리금융 회장으로 취임했다가 2020년 3월 연임이 확정됐습니다. 회장으로 재임하던 중 터진 라임펀드 사태로 손 전 회장은 2023년 1월 자신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연임을 포기했습니다. 당시 금융당국은 손 전 회장의 사퇴를 압박하며 문책 경고 상당의 제재를 의결했습니다.
 
금감원의 발언 수위와 행보가 거세지면서 금융권에서는 표적 검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정 금융지주를 먼저 겨냥한 뒤 다른 지주로 범위를 넓히는 방식은 '먼지털이'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금감원 검사는 크게 정기검사와 수시검사로 나뉘는데, 주로 수시검사 때 금감원 판단에 따라 불시 점검 형태로 이뤄지는 것입니다.
 
과거 금감원이 검사 체계를 종합·부문 검사에서 정기·수시 검사로 전환한 것은 검사 예측성을 높이고 수검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상당수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까지 정기검사를 대대적으로 받았는데, 또다시 수시검사 준비 상황에 높이면서 방대한 양의 자료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불과 지난해까지 정기검사까지 앞당기며 내부통제 체계를 전방위적으로 들여다봤는데, 다시 경영승계만을 키워드로 검사할 수 있다는 것은 과거 검사 체계 회귀로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현재 BNK금융지주에 대한 수시검사에 착수한 가운데 지배구조 관련 검사를 다른 금융지주사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금융지주회장들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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