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서 알리에 밀린 K페이…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금결원
2026-01-14 16:14:04 2026-01-14 16:26:52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알리페이플러스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간편결제망을 선점한 가운데, 금융결제원이 뒤늦게 ‘국가 간 공동망’ 구축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비싼 수수료를 걷어내고 QR 및 카드리스 ATM 인프라를 깔겠다는 구상이지만, 이미 시장을 장악한 중국계 자본과 민간 페이사들의 소극적 참여를 넘어설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신년 업무보고에서 올해 자국 은행앱 또는 카드사, 페이앱으로 현지 가맹점에서 QR코드를 스캔해 결제하는 해외 QR 결제와 실물 신용·체크카드 없이 모바일 앱으로 해외 현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한 현지 통화 인출 등 국가 간 소액지급결제서비스 확대를 고안했습니다.
 
금결원은 국내 은행과 페이사 등과 해외 지급결제기관을 연계해 해외 QR 결제와 카드리스(Cardless) ATM 인프라를 확산시킬 구상입니다. 국내외 여행객 결제 편의와 국가 간 결제 효율성 제고 등 기대 효과가 예상됩니다.
 
구체적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핵심 국가 3곳을 주요 인프라 확산 지역으로 설정했습니다. 금결원은 이달 인니를 시작으로 2분기(베트남), 4분기(태국)까지 해외 QR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1분기(베트남)와 3분기(인니·태국)에 카드리스 ATM 인프라도 선제적으로 도입할 계획입니다.
 
금결원에 따르면 참여가 확정된 금융사는 국민·신한·하나은행과 신한·우리카드 등 대형 금융지주 계열 은행·카드사와 해외결제·송금 특화 핀테크 업체 트레블월렛입니다. 이 밖에 주요 금융회사가 워킹그룹에 포함돼 금결원과 국가 간 소액지급결제서비스 인프라 조성 업무에 대한 논의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주요 페이사 중에선 카카오페이가 참여를 검토 중이며, 네이버·토스페이 등도 논의 대상이지만 참여 의사결정을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윤식 금융결제원 해외협력센터 국제교류팀장은 “금융결제원이 국내에서 금융 공동망을 제공·운영해온 것처럼, 해외 결제기관과도 연계해 국가 간 공동망을 확장하는 개념으로 접근했다”며 “은행·카드사·페이사는 이 망을 활용해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앙은행 표준 ‘QRIS’ 업은 알리페이, 인니 결제망 장악
 
금결원은 동남아 국내총샌상(GDP) 1위 국가인 인니의 해외 결제 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인니는 약 1조4000~5000억원달러 GDP 규모를 지닌 동남아 최대 경제 대국이면서, 동시에 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않은 언뱅크드(Unbanked) 인구가 많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 모바일 QR 결제 수단이 빠르게 자리 잡힌 특성이 두드러집니다. 
 
그러나 이미 시장 판도는 중국의 글로벌 간편결제망 알리페이플러스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알리페이플러스는 동남아시아에서 국경 간 결제 인프라로서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를 가장 강력한 기반 지역으로 삼고 있습니다.
 
현지 파트너사 DANA를 끼고 인니에 약 1억7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인니 QR코드 표준 결제 시스템인 큐리스(QRIS)와 알리페이플러스가 긴밀히 연동돼 약 3200만곳 이상 가맹점에 QR 결제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큐리스는 인니 중앙은행(Bank of Indonesia)이 2019년 도입한 QR코드 단일 통합 표준으로, 현행 QR 결제 시스템 기반을 다지고 금융 포용성을 극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결과적으로 알리페이플러스는 현지 가맹점과 정부 정책, 결제 표준을 동시에 장악한 구조입니다.
 
네이버·카카오·토스페이가 해외 결제를 지원하는 아시아 국가 중에선 여행 수요가 있는 베트남, 태국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나마도 실제 결제가 가능한 매장은 거의 없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QR 결제를 지원하는 주요 페이사는 해외의 글로벌 결제망을 통해 간접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네이버페이는 2023년 9월 유니온페이, 알리페이플러스, 위쳇페이 등 국내 페이 중 가장 많은 글로벌 페이사(최대 3개)와 제휴해 해외 결제망을 확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9월 인니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에 QR 결제와 NFC 결제 등 국경 간 결제 서비스 범용성을 넓혔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내 페이사들이 현지 영업망을 뚫기엔 ‘계좌 기반 실시간 이체’ 중심의 한국형 QR 결제 모델이 해외시장과 맞지 않았다는 점이 지목됩니다. 자연스럽게 해외시장에 맞춘 'QR·계좌 기반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하고 투자하는 데 우선순위가 뒤처졌던 측면이 더욱 QR 결제 경쟁력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 팀장은 “베트남이나 태국은 한국인들이 여행으로 가장 많이 찾는 국가다 보니까 인프라 확대 계획에 포함됐고, 제일 먼저 추진하는 곳은 인니”라며 “인니는 은행 등에서 서비스를 서둘러서 시작하고 싶어하다 보니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네이버나 카카오가 다른 국가 QR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인니 경우엔 아직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다”면서 “인니 국가 정책상 본인들이 지정한 지역에서만 서비스 연계를 허용하고 있다 보니까 개별사가 진입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국가 표준망’ 깔아 비자·마스터 수수료 부담 완화
 
금결원이 제시한 국가 간 소액지급결제서비스 인프라 구축 및 확산 계획은 민간기업이 개별적으로 돌파하기 어려운 ‘국가 간 표준 연결망’을 공공이 대신 깔아주겠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현지 지급결제기관과 결제망을 연계해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 구조적 제약을 해소하겠단 구상입니다. 김 팀장은 “인니 지점의 고객이 아니라, 한국 본사 고객이 해외에 나가서 쓰는 서비스는 본국 차원에서 지원해야 하는 영역”이라며 “이런 수요는 해외 법인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고 현행 해외 결제 서비스의 한계를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비자·마스터카드 기반 해외 결제는 금융사가 부담하는 수수료가 높고, 결국 고객에게 전가된다”며 “해외 사용 수수료가 비싸다는 점이 가장 중점적으로 살펴본 포인트였고, 카드 인프라가 약한 동남아에서는 QR 결제 수요도 높아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고려해 지원책을 고안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금결원의 이번 행보는 동남아 결제 주도권을 잃은 뒤에야 나온 ‘사후 대응’ 성격이 짙다는 아쉬움도 흘러나옵니다. 향후 관건은 국내 페이사들이 이 공동망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올라타고, 실제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결제원 간판. (사진=금융결제원)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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