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위원장 윤민우)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당원 게시판(당게) 여론 조작' 의혹을 문제 삼아 심야에 '기습 제명'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쇄신안을 발표한 지 일주일 만이자, 당내 반대 속에서 윤민우 윤리위원장을 임명한 지 6일 만입니다. 한 전 대표를 비롯한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은 당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특히 친한계는 강력한 내부투쟁 등을 예고,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제명, 또다른 계엄"…친한계 '집단 반발'
국민의힘 윤리위는14일 오전 1시15분 보도자료를 배포해 당게 사태와 관련 한 전 대표에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2일 '6인 체제'로 출범해 전날 오후부터 비공개로 마라톤 회의를 진행한 후 속전속결로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린 것입니다.
윤리위 결정이 알려지자 한 전 대표는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했습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명 결정에 대해 "또 다른 계엄"이라며 "윤리위는 결론을 정해놓고 끼워 맞추기 위한 요식행위를 했을 뿐 윤리위 출석도 하루 전에 통지가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리위원장이 어떤 인물인지 파악한 것을 놓고 공격이란 것 자체도 상식적이지 않으며, 지도부는 윤리위가 별개 기구라 하지만 실제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또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냐는 질문에는 "또 다른 민주주의 헌법 파괴 같은 것이며, 지난 계엄을 막았던 것처럼 국민, 그리고 당원과 함께 최선을 다해 막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친한계와 소장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도 윤리위와 지도부를 향해 비판의 말을 쏟아냈습니다. '대안과 미래'를 이끌고 있는 이성권 의원은 "장동혁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며 "이번 결정은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당의 통합에 역행한 반헌법적, 반민주적으로 규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친한계인 한지아 의원은 "우리 당을 자멸로 몰겠다는 결정이자 사심 정치"라고 했고, 박정훈 의원도 "정당사 최악의 비민주적 결정이며, 최고위에서 뒤집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종오 의원은 "한동훈 찍어내기? 편하십니까? 국민이 무섭지 않습니까?"라며 지도부와 윤리위를 저격했습니다. 정성국 의원도 "당을 살리기 위해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장동혁 "번복 없다"…소장파 '강력 투쟁' 예고
하지만 장동혁 대표는 이날 대전시청에서 대전·충남 통합 관련 이장우 대전시장과 정책 협의를 가진 뒤 취재진을 만나 "당게 사건은 오래 진행돼온 사건이고 그 사건이 생긴 후 당내 갈등도 있었다"며 "윤리위원회 결정을 곧바로 뒤집고 어떤 다른 해결을 모색하는 건 우선은 따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지도부는 15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결정을 내리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는 장동혁 대표를 비롯해 송언석 원내대표와 신동욱·김민수·양향자·김재원 최고위원,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 조광한 지명직 최고위원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친한계 우재준 최고위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한 전 대표에 관한 징계는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최고위에서 의결을 한다면 반대할 생각"이라면서도 "아마 대부분은 찬성할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이 밖에도 양향자 최고위원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라 최고위원의 과반이 찬성하면 의결되는 만큼, '한동훈 제명' 결론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친한계와 소장파 '대안과 미래'는 당장 장 대표에 면담을 신청하고 제고할 것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이들은 최고위에서 한 전 대표 제명이 결정된다면 강력한 투쟁을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반면, 장 대표가 최고위에서 과반 의결을 이루지 못한다면 내상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김철현 정치평론가 겸 경일대 특임교수는 "그럴 일은 없겠지만, 최고위서 결론이 나지 않으면 리더십 타격은 당연하다"면서 "(이런 이유로) 윤리위부터 최고위까지 한 전 대표 제명을 빠르게 처리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친한계가 탈당까지 이뤄지긴 어려워 보이나, 새 돌파구를 위해서는 (한 전 대표가) 대구 보궐선거를 나가는 것이 유리하지 않겠나"라며 "현재 대구에 12명 의원들도 반으로 분화되고 있다. 과거 유승민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때를 떠올리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한 전 대표에게 제명은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꼴'이라며, 남은 카드는 원내로 들어오는 방법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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