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나도 100달러 유가"…증권가가 찍은 다음 투자처
브렌트유 3년7개월 만에 100달러 돌파…호르무즈 해협 갈등에 공급 차질 우려
에너지·조선·2차전지 수혜 기대…반도체·관광·화장품 실적 모멘텀 주목
2026-03-13 15:46:45 2026-03-13 15:46:45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증권가가 '다음 투자처' 찾기에 나섰습니다. 고유가 환경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에너지·조선·2차전지 등 에너지 관련 산업과 함께 반도체, 관광·화장품 등 실적 모멘텀이 유지되는 업종이 유망 투자처로 거론됩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격화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12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전장보다 9.2% 오른 배럴당 100.46달러로 마감했습니다. 브렌트유 종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8월 이후 약 3년 7개월 만입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전장보다 9.7% 상승한 배럴당 95.7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주요 원유 수송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가 변동성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포함한 강경 대응 의지를 밝히며 미국과 이스라엘을 압박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이란 전쟁 이후에도 국제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급락하기보다는 고유가 구간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고유가 환경이 이어질 경우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원유·가스 개발 확대와 함께 LNG 운반선 발주 증가가 예상되면서 조선 업종이 대표적인 수혜 산업으로 거론됩니다. 동시에 에너지 전환과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2차전지 산업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도 실적 성장 기반이 유지되는 산업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외인 수급의 핵심 동인은 결국 '이익 요소'"라며 "역사적으로 실적 방향성과 외인 순매수의 높은 상관관계가 확인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현재 글로벌 실적 모멘텀 1위인 한국 반도체에 대한 매수세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펀드 포트폴리오 재편 이슈로 일시 지연된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소비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업종도 유망 투자처로 거론됩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한중관계 개선과 K팝 등 콘텐츠 수요 확대로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예상된다"며 "한국 여행 수지는 적자 폭을 줄이며 흑자 방향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에 따라 카지노와 호텔 등 관광 업종이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힙니다.
 
화장품 업종 역시 비교적 빠른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쟁 이후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주요 화장품 기업들의 주가가 점차 낙폭을 만회하는 흐름을 나타냈습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기준 중동 지역 화장품 수출 비중은 제한적인 수준"이라며 "서구권 중심의 수요가 견조해 업황은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도 제기됩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이란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뉴스 흐름에 따라 증시 역시 단기적으로 큰 폭의 변동성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증권가는 지정학적 리스크 국면에서는 시장 방향성을 단정하기보다 핵심 변수 흐름을 중심으로 대응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계적으로 코스피 서킷브레이커는 공포의 정점이자 저점이었다"며 "지정학적 사태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지속 여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국제 유가 흐름을 주목하면서 실적 기반이 견조한 업종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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