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조인선 법무법인YK 변호사 "노란봉투법, 집단적 노사관계 발전 가능성 열린 것"
"초기업노조 더 큰 발언권 가질 것"
"노사 서로 귀 기울여 듣고 대화해야"
2026-03-20 19:12:54 2026-03-20 19:12:54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노란봉투법'이라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이 지난 10일 시행됐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하청 노동자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라도 자신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청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렇게 하청 노동자 권리 향상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사용자 부담이 가중된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뉴스토마토>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YK 사무실에서 조인선 노동법 전문 파트너 변호사를 만나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현장의 변화 그리고 노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물었습니다.
 
조 변호사는 "노란봉투법으로 집단적 노사관계가 앞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큰 가능성이 열렸다고 본다"며 "기업별 노조를 넘어선 초기업 노조가 앞으로 더 큰 발언권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노란봉투법 안착을 위해선 "결국 노사 교섭과정에서 대화와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초기업 노조는 여러 기업 노동자가 기업 단위를 넘어 하나의 노조로 뭉친 형태를 뜻합니다.

새로운 법 시행으로 당분간 현장의 혼란이 계속되겠지만, 노사 대화를 통해 노란봉투법 시행을 집단적 노사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겁니다. 
 
조인선 변호사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YK 사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난 뒤 미소를 짓는 모습.(사진=뉴스토마토)
 
다음은 조인선 변호사와 일문일답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현장의 변화를 체감하시나요.
 
법이 시행된 후 수많은 노조가 교섭 요구를 시작했고, 노동위원회에는 교섭 단위 분리 신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원·하청 구조가 분명하면 상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사용자 입장에서 협력사 노조가 교섭을 요구해 오면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하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으니, 관련한 문의도 이어지고요. 
 
로펌의 업무에도 변화가 있나요.
 
협력사를 두고 있는 제조업체의 경우 로펌에 현장 방문을 요청합니다. 협력사별 공정이 다른지, 같은지, 교섭단위 분리하면서 유사한 공정은 공정끼리 합쳐서 교섭을 할 수 있으니깐요. 아직까지는 자신이 협력사와 교섭할 사용자인지 고민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현장의 고민은 무언가요.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명확성이 커졌습니다. 과거에는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보통 교섭대표노조와만 교섭하면 됐지만, 이제는 여러 노조와 교섭을 해야 하니 시간과 비용이 드니깐요.

조선업처럼 원하청 구조가 뚜렷한 곳은 상관 없지만, 많은 출자·출연·산하·유관 기관을 둔 지방자치단체는 더욱 혼란스러울 겁니다. 결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사용자성 판단과 관련한 사건들에 노출될 텐데, 정부와 지자체가 책임 있는 모습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공공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하는거죠.
 
노란봉투법이 현장에 잘 안착하려면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보나요.
 
집단적 노사관계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귀 기울여 듣고 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노란봉투법은 모든 하청노동자를 다 사용자의 노동자로 보겠다는 취지가 아닙니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법이 무용한 것도 아닙니다. 
 
노란봉투법으로 집단적 노사관계가 앞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큰 가능성이 열렸다고 봅니다. 기업별 노조를 넘어선 초기업 노조가 앞으로 더 큰 발언권도 가질 수 있을 것이고요. 노조도 국가나 회사를 떠나 따로 생존할 수 있는 조직은 아니니, 결국은 노사의 교섭 과정은 대화와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영계에서는 원청 사용자가 하청 노동자와 교섭할 경우 하청 노동자가 원청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불법파견 소송)을 제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노동부와 노동위원회는 노란봉투법의 시행 후 원청이 하청노조와의 교섭에 응한다고 해도, 불법 파견과는 어떠한 관련성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겠다고 했습니다. 노란봉투법의 시행과 안착을 위한 제도적 노력을 위한 소통은 불법 파견을 인정하는 '사업의 실질적 편입' 등의 요소로 보지 않겠다라고 한 것입니다.
 
하나의 원청을 상대로 원·하청 노조가 교섭할 경우 갈등이 우려되기도 합니다. 원청과 하청 노조가 상생할 수 있을까요.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의 상급단체가 다른 노조일 경우, 현실적으로 가장 우려가 됩니다. 예를 들어 원청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인데, 하청노조는 한국노총 금속노련인 경우 현실적이 어려움이 생길 수 있을 거라 봅니다. 결국에는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가 모두 약간은 양보하는 지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노동쟁의의 범위가 '경영상 결정'으로 넓어진 것을 두고, 우려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기업 인수합병(M&A) 같은 경우는 밀행성이나 비밀유지가 전제돼야 하는데 쟁의행위 대상에 포함되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쟁의의 대상은 확대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다만 쟁의 행위를 할지, 말지는 노조의 선택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영업이익이 가능해지는 구조가 궁극적으로 노동조합이 더 생존할 수 있는 길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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