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일주일…소비자 '환영' 주유소는 '이중고'
휘발유 평균가 3~4% 하락…소비자 체감 효과 '뚜렷'
가격 통제·비축 부담 이중고…"마진 줄고 손실 확대"
2026-03-20 18:49:33 2026-03-20 19:59:28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일주일 동안 소비자가 접하는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가격 통제와 비축 부담, 마진 축소가 겹치면서 주유소 업계의 경영 압박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석유최고가격제를 시행한 지 일주일이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한 주유소를 찾은 최모씨는 "이번 주 휘발유 가격이 더 내려가 주유를 하러 왔다"며 "최고가격제 시행 후 기름값이 내려가 다행"이라고 반겼습니다. 그는 "전쟁 직후엔 운전을 자제하고 기름을 안 넣었다"고 회상했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보통 휘발유는 전국 평균 ℓ당 1824.35원으로 최고가격제 시행 직전인 12일 1898.78원보다 3.9% 내렸습니다. 가장 비쌌던 10일 1906.95원에 비해서는 4.3% 내렸습니다. 정부는 13일부터 26일까지 1차 최고가격을 ℓ당 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실내등유 1320원으로 설정했습니다. 정유사는 이 가격 이하로만 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해야 합니다.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주유소는 아직 어렵습니다. 서울 마포구 한 주유소 관계자는 "최고가격제 시행 전보다는 차가 많이 들어온다"면서도 "80% 정도 회복됐다"고 말했습니다. 영등포구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체감 30% 정도 매출이 줄어든 느낌"이라며 "전쟁 전보다는 많이 소비를 줄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최고가격제 기준을 정하는 기간도 문제입니다. 현재 2주 단위로 유가 변화를 반영하는데, 기준이 자주 변하면 물량 확보 예측이 어려워 비싸게 사서 싸게 팔아야 하는 일이 잦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출은 떨어졌는데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서 발생한 손해도 난감합니다. 영등포구 주유소 관계자는 "평소 1차 공급가격에 ℓ당 100원정도 더 붙여서 파는데, 시행 첫날에도 그랬더니 관공서 등에서 전화 오고 찾아와서 다음날 바로 낮췄다"며 "현재 60원 정도의 마진만 붙였는데 카드 수수료도 있고 난감하다. 어떻게 정산을 해줄지 결론난 게 없어서 정유사만 쳐다보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도매 중심으로 기름을 공급하는 여의도 한 주유소는 최고가격제가 시행되면서 평시보다 ℓ당 일반 휘발유 소매 가격을 300원 낮춘 1900원대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주유소는 유가급등 전에도 소매가로 2200원대에 기름을 판매했는데 오히려 가격을 낮춘 셈입니다. 해당 주유소 관계자는 "고통분담 차원에서 한시적으로나마 당연히 받아들여야할 조치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정유사 공급가가 높다보니 고정 거래처에도 할인을 못 해주고 있어 일일이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날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정거래위원회·산업통상부, 정유업체 4사와 간담회를 열고 주유소 가격 상승 압박에 따른 상생 협력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안승배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저희들은 더 유리한 가격권이 있어도 타사 제품을 선택할 자유가 없다"며 "국내 기름값 안정을 위해선 주유소의 카드 수수료 부담 완화 또한 꼭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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