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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23일 17:1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JTBC의 올림픽·월드컵 중계권 재판매 협상 난항에 신한투자증권이 노심초사다. JTBC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회사채 주관과 인수를 맡아왔기 때문이다.
"월드컵 코앞인데"...JTBC 중계권 매각 협상 난항
23일 방송언론계에 따르면 오는 6월 개최되는 북중미월드컵 중계권 매각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JTBC가 제시한 가격에 KBS·MBC·SBS 공중파 3사가 동의하지 않으면서 매각 협상은 불발됐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 (사진=중앙그룹)
종합편성채널 채널 JTBC는 지난 2019년, 2026년부터 2032년까지 개최되는 하계·동계 올림픽 한국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이어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비롯한 2030년까지 주요 FIFA 주관 대회 독점 중계권도 따냈다.
구체적인 독점 중계권 계약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JTBC가 월드컵 독점 중계권에 투입한 비용을 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한다. 올림픽 독점 중계권 또한 현재 업계에서 거론되는 추정가가 약 2억3000만달러, 한화로 3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JTBC는 올림픽과 월드컵 독점 중계권을 확보해 공중파 방송사에 재판매해 차익을 챙기면서 광고 수익도 기대했다. 하지만 JTBC의 계획은 지상파 3사가 동계올림픽 중계권 구매를 포기하면서 어긋나기 시작했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JTBC가 올림픽 단독 중계에 나섰지만, 성적표는 초라했다. 지난 2월6일 개막식 시청률은 1.8%로 베이징 동계올림픽 합계 시청률 18%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공중파 3사가 국제 행사 중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게 된 이유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중계가 곧 광고료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공식이 파리올림픽 때 깨져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SBS의 경우 파리 올림픽 중계로 인한 적자는 최소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올림픽 같은 국제 행사는 이제 피하고 싶은 적자 사업이 된 셈이다.
공중파 방송노조도 이번 월드컵 중계권 구입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JTBC에 웃돈을 주면서까지 적자 사업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추후 중계권 협상도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BS노조는 지난 19일 성명을 통해 "JTBC가 사운을 건 도박을 했고, 이제 자본시장과 채권은행 평가를 받아야 할 차례"라며 "KBS 수신료로 JTBC의 도박 빚을 갚을 순 없다"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도 "우리는 JTBC의 들러리가 될 수 없다"라며 "JTBC의 무리한 요구를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면, 우리는 이에 대해 단호히 반대할 수밖에 없다"라고 입장을 냈다.
자본잠식 깊어진 JTBC…신한증권도 '긴장'
JTBC는 설립 이래 지난 2017년과 2018년, 2022년을 제외하면 거의 매해 적자를 냈다. 2025년 3분기까지도 누적 적자는 12억원으로, 2023년 584억원, 2024년 287억원 적자에 이어 3개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손실이 이어지면서 JTBC의 재무지표도 악화했다. 지난해 3분기 JTBC의 자본잠식률은 95.2%에 달해 사실상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들어섰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부채비율도 1739.34%에 달한다.
JTBC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은 신한투자증권이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자금조달을 도왔다.
JTBC는 매년 평균 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주관을 맡았고 미매각이 빈번한 상황에서 채권도 인수했다. 지난해에도 신한투자증권은 JTBC 회사채 공모에서 미매각 물량 217억원을 떠안기도 했다.
신한투자증권이 JTBC 자금조달에 나선 이유는 사실 콘텐츠 경쟁력 때문이라는 평가다. 당장 적자를 내고 있더라도 2022년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흥행으로 흑자전환이 이뤄진 전례가 있는 만큼 충분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킬러 콘텐츠 부재 등으로 인해 JTBC 신용등급은 2021년부터 채권 발행의 마지노선인 'BBB'(부정적)에 머물고 있다.
김나연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JTBC는 장기간 누적된 손실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 지표에서 재무안정성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라며 "광고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단기적인 수익성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JTBC 채권 상당수가 일반 투자자에 판매됐다는 점이다. 기관투자자는 외면했지만 7% 이상의 고금리를 노린 개인투자자가 몰렸다.
물론 채권투자 책임은 전적으로 개인에게 있다. 하지만 누적된 적자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 그로 인한 채권 부실화 사태가 발생할 경우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 역시 시장과 당국의 추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JTBC가 발행한 채권 규모가 시장을 흔들 만큼 크지는 않다. 신한투자증권은 신용 부실화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충분히 리스크 대응이 가능하고, 주관사로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물론 일부 물량이 개인에게 판매도 됐지만, 절대적인 규모가 크지 않다"라며 "혹시 모를 사태에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향후 리스크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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