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예지 기자] 지난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재점화된 보편적 시청권 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어느덧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은 70여일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문제는 JTBC가 오는 2032년까지 올림픽과 월드컵의 국내 중계권을 갖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방송사 간 중계권 재판매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겁니다. 방송업계, 학계, 국회 및 정부를 막론하고 규제와 진흥을 아우르는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6일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보편적 시청권 제도 토론회'에서는 보편적 시청권 제도와 관련한 개선점과 관련 제언이 쏟아졌습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주만 MBC 정책협력국장과 조택수 JTBC 정책협력실장 등 업계 당사자와 정부, 시민사회 측 인사들이 두루 참석했는데요. 특히 최근 논란이 된 중계권 재판매에 관해 사업자의 자율성과 정부의 개입 사이 균형을 맞추는 논의가 치열하게 이어졌습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송종현 선문대 교수는 "보편적 시청권 사안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이 있는 것 같다"며 "사회통합과 정보 접근권에 관련한 공익적 관점과 사업자 간 이해 충돌의 관점을 모두 아우르는 차원에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시장 논리에만 맡길 경우 과도한 중계권료로 인해 국부 유출과 보편적 시청권 제한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부의 개입과 분쟁 해결 능력을 적절히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송 교수는 "중계권료 상승에 따라 '국민관심행사' 중계로 지상파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중계에 참여하는 사업자 풀을 늘려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OTT의 중계권 구매에 대한 우려도 제도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핵심은 중계권 구매가 아니라, 국민관심행사가 어떻게 유통될지 고려해 시청을 설계하는 데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어 토론에 참여한 김주만 MBC 정책협력국장은 "약간 늦었지만 이런 자리가 마련된 것은 다행"이라며 "김 의원이 최근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에 담긴 공영 방송에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행 규정들은 IOC, FIFA 등 주최자로부터 사들인 중계권의 재판매에 대한 규정만 있어 방송사업자의 과도한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며 "공영방송에게 중계방송 의무를 부과할 때는 중계권 구매 과정에서부터 배제되지 않는 권리도 함께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택수 JTBC 정책협력실장은 "더 이상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수익이 나는 이벤트가 아니다"라며 "규제도 필요하지만, 지원으로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에는 국민관심행사를 중계하면 방송의 공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사업적 이익도 얻을 수 있었지만, 중계권료의 인상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인해 상황이 달라졌다는 건데요. 이어 조 실장은 "중계권료의 합리적인 배분에 대한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며 "의사가 있는 모든 사업자가 참여하는 공동 협력 중계 풀을 만들고 그 안에서 시청률과 점유율, 매출 등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배분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곽진희 방미통위 방송기반국장대행은 "정부가 사업자 간 중계권 구매와 재판매 등에 대해 구속력 있는 조치를 할 수 있는 법적 규정이 없다"고 지적하며 "특히 방송법 제76조는 방미통위가 공동계약을 권고할 수 있으나 따르지 않을 경우 조치할 수 있는 규정이 없고, 이마저도 중계권자에 대한 재판매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고 했습니다. "국민 시청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습니다.
6월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협상에 관련해 곽 국장대행은 "JTBC와 지상파 3사의 협상이 진행 중이나, 중계권료에 대한 입장 차이로 협상에 차질이 있다"며 "공문 발송, 회의와 면담 개최 등 행정지도, 4사에 대한 금지 행위 실태 점검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6일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국회의원회관에서 '보편적 시청권 제도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허예지 기자)
허예지 기자 ra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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