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확대로 중앙처리장치(CPU)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PC시장에도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CPU 제조사들이 PC용 제품보다 수익성이 높은 AI 서버용 CPU 생산 역량을 집중함에 따라, 시장 규모 축소 및 제품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자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월 관계자가 서울의 한 마트에서 노트북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26일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올해 PC 출하량이 전년 대비 5% 감소한 2억62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책임연구원은 “지속적인 메모리 가격 상승은 PC 제조사들에게 어려운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며 “마진 감소를 감수할 것인지, 아니면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 데 따른 결과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90~95%, 낸드플래시 가격은 55~60%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트렌드포스 측은 “1분기에도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센터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공급업체의 가격 결정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CPU 가격까지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닛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과 AMD가 각각 3·4월부터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미 올해 CPU 가격이 10~15% 가량 오른 가운데 추가 상승이 예고된 셈입니다.
CPU의 몸값이 높아진 것은 AI 시장이 대규모언어모델(LLM) 학습 중심에서 추론 단계로 넘어가면서,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당장 인텔과 AMD 등이 AI 인프라용 CPU에 생산을 집중하자, PC용 CPU의 공급 부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메모리에서 CPU까지 반도체 전반의 공급 제약은 PC 가격 상승을 낳고 있습니다. 이미 레노버와 에이수스 등 일부 업체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거나 검토 중인 상황이며, 이러한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제조사들의 원가 압박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라인은 한정적인데 AI 인프라 쪽에 집중하면 당연히 다른 제품 물량이 밀릴 수밖에 없다. CPU뿐만 아니라 부품 전반이 다 마찬가지”라며 “완제품이 아니라 조립용 PC를 구입해도 단가 상승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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