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센터 첫 관문 넘겼지만…'전력 특례' 이견은 여전
국회 과방위 법안소위서 AI데이터센터 특별법 통과
시민단체 "재생에너지 기반 지산지소 원칙 지켜야"
2026-03-31 15:51:51 2026-03-31 16:05:35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특별법이 국회 소관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법안에 담긴 특례 조항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허용 등 '전력 특례'와 관련해서 정부 부처 간 이견이 있고, 산업 육성을 앞세워 지역 부담과 기후 비용을 방치했단 비판도 나옵니다. 시민단체들은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소비하는 AI 데이터센터에 대해 명확한 원칙과 공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참여연대와 에너지기후정의행동, 녹색전환연구소 등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기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와 원칙이 요구되는 시점에 속도전으로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건 부적절하다"며 "AI 데이터센터 설립 원칙과 요건을 처음으로 규정하는 제정법인 점을 생각하면 졸속 처리"라고 주장했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4일 법안소위를 열고 'AI 데이터센터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켰습니다. 특별법은 지난해 5월 이후 과방위에 발의된 6개 관련 법안들의 병합안입니다. AI 데이터센터 설립에 대한 인허가 절차 간소화, 입지 규제 완화, 세제와 전력 확보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대규모 전력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비수도권 데이터센터의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LNG 발전사업자와의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허용 등 전력 특례가 핵심으로 꼽힙니다.
 
참여연대와 에너지기후정의행동 등 시민단체들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AI 데이터센터 특별법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시민단체들은 이 같은 전력 특례가 정부의 기존 탄소중립 정책과 기후정의 원칙에 전면 배치된다고 봤습니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전력계통영향평가는 대규모 전력 수요 시설의 전력망을 사전에 검증하는 최소한의 장치"라며 "이를 면제한다고 비수도권 분산 효과가 나타날지 의문이고, 수도권 인접 지역의 전력망 부담만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인허가 간소화까지 더해지면 충분한 검증 없이 사업이 추진돼 기후 에너지 부담만 늘어나고 그 피해와 비용은 사회 전체가 떠안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기원 녹색전환연구소 경제전환팀장도 "현재 추진되고 있는 76개 AI 데이터센터의 설비 용량만 10기가와트를 넘어선다"며 "원전 10개의 가동 용량에 맞먹고, 하루 20만톤 이상의 용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설비에 재생에너지가 아닌 화력과 LNG 수요를 늘리면, 엄청난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질 것"이라며 "국가 차원의 지원과 육성을 고려하더라도, 기후정의와 지역 상생을 고려한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AI 산업 진흥과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부처 간 이견도 존재합니다. 국회 법안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부는 이번 특별법과 관련해 기존 분산에너지 활성화 제도 내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PPA 허용도 전체 전력시장 구조와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건설을 앞둔 AI 데이터센터가 지역 주민의 반발로 무산되는 등 AI 인프라 입지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 비용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사회적으로 충분한 소통과 협의 과정을 거쳐 AI 데이터센터 설립에 대한 원칙과 규범부터 명확히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김 협동사무처장은 "신산업 성장이라는 명분 아래 에너지 정의와 지역 균형 발전이란 보편적 가치가 매몰돼선 안 된다"며 "AI 데이터센터 지원은 재생에너지 기반 지산지소(지역 생산 지역 소비) 원칙하에 재검토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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