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수익 배분 구조가 콘텐츠 투자 선순환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인터넷(IP)TV 중심으로 성장한 플랫폼 수익이 콘텐츠 제작 영역으로 충분히 환류되지 못하면서 K-콘텐츠 경쟁력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31일 한국방송학회 세미나에서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는 "방송광고 시장 축소와 제작비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에서 유료방송의 재원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은 성장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광고 시장은 2011년 3조6240억원에서 2024년 2조2964억원으로 1조3000억원 이상 감소했고, 콘텐츠 제작비는 지속 상승하며 투자 회수 여건이 악화된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환경 속에서도 콘텐츠 대가 배분 구조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2024년 기준 기본채널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률은 IPTV 28.7%, 케이블TV(SO) 72.6%, 위성방송 37.4%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IPTV는 출범 초기 수준인 20%대 후반에 머물며 구조적 한계가 고착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속 가능한 방송영상콘텐츠 생태계를 위한 재원 구조 개선 방안 내 콘텐츠 플랫폼 간 수익 배분 비율. (자료=이성민 교수 발제집)
타 콘텐츠 산업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두드러집니다. 웹툰은 창작자에게 약 70%, 음원은 65~70%, 영화는 50% 이상이 배분되는 반면, 방송 콘텐츠 제작자는 IPTV에서 약 30% 수준에 그칩니다. 반대로 플랫폼이 가져가는 비중은 70%를 웃도는 구조입니다.
이 교수는 "콘텐츠 재투자가 가능한 수준으로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률을 상향해야 한다"며 "현재처럼 플랫폼 중심으로 수익이 집중되는 구조에서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이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급 방식 자체도 문제로 꼽혔습니다. IPTV는 결합상품을 통해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콘텐츠 대가는 TV 기본채널 수신료만을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어, 실제 콘텐츠 기여도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률 상향, 홈쇼핑 송출수수료 등 전체 매출을 반영한 산정 기준 개편, 콘텐츠 투자와 연계한 세제·기금 인센티브 도입 등이 개선 방향으로 제시됐습니다.
이 교수는 "규제 완화의 목적이 K-콘텐츠 경쟁력 강화라면, 그 혜택이 콘텐츠 제작 영역으로 환류되는 구조가 전제돼야 한다"며 "콘텐츠에 더 투자하는 플랫폼이 더 큰 이익을 얻는 인센티브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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