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올 상반기 건설업계는 중동 전쟁으로 해외 건설 수주가 부진한 가운데 압구정·성수동 등 대형 정비사업 수주에 전력이 집중됐습니다. 국내와 해외가 정반대 성적을 낸 가운데 정비업계에선 경쟁입찰이 자취를 감추고, 상위 10개사가 전체 수주액 중 82%를 쓸어가는 등 초쏠림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해외 건설 시장에서는 중동발 대형 프로젝트가 끊기면서 수주액이 전년 동기의 절반도 되지 않았습니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도시정비 시장 시공사 선정 수주액은 34조원을 웃돈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10대 건설사가 가져간 몫은 27조1393억원으로 전체의 82% 수준에 달합니다. 나머지 7조원 규모(18% 수준)만 중견사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경쟁 잃은 도시정비…현대·GS·삼성 '삼각편대'
올 상반기 정비 시장은 경쟁 입찰이 사실상 실종됐습니다. 5월 말 진행된 압구정5구역과 신반포19·25차 재건축 시공권 경쟁을 제외하고, 강남권을 제외한 나머지 70여건의 사업지는 모두 수의계약으로 진행됐습니다.
10대 건설사 안에서도 쏠림은 뚜렷했습니다. 현대건설(7조6947억원)·GS건설(7조4694억원)·삼성물산(4조7163억원) 상위 3사 합계(19조8804억원)가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현대건설은 5조5610억원 규모인 압구정3구역, 삼성물산은 공사비 2조1154억원인 압구정4구역, GS건설은 성수1지구(2조1540억원)와 상대원2구역(1조9217억원) 등 대어급 사업지를 따냈습니다.
이어 대우건설 2조9153억원, 롯데건설 1조5049억원을 수주하며 체면치레를 했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서울 문래현대5차 리모델링 수주액(1709억원)을 포함해 1조3471억원의 성과를 냈습니다. 반면 10대 건설사 중 DL이앤씨는 목동6단지(1조2868억원)을 수의계약으로 따내며 올해 마수걸이를 했습니다.
반면 아이파크(IPARK)현대산업개발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상반기 확정 수주 실적이 없었습니다. 중견건설사 가운데는 두산건설이 2조원 규모의 수주고를 달성했습니다. 코오롱글로벌도 안산 현대1차 재건축뿐 아니라 면목·마장동 가로주택정비사업에서 두각을 보이며 4500억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하반기에는 오는 5일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격전하고 있는 성수4지구(1조3628억원) 시공사 선정이 첫 타자로 꼽힙니다. 무려 14개 단지에 달하는 전체 30조원 규모에 달하는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도 시공사 선정에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2조원), 상도15구역(1조4367억원), 광명 하안주공(1조6000억원 이상) 등 대어급 사업지가 줄줄이 대기 중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중동 잃은 해외건설…현대·삼성·DL 사실상 '0'
해외 건설은 올 상반기 부진이 뚜렷했습니다. 해외건설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건설사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38억5561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16억2248만달러) 대비 66.8% 감소했습니다. 최근 5년 평균(108억8000만달러)과 비교해도 64.6% 낮은 수준입니다.
수주 부진의 결정적 요인은 중동입니다. 올해 5월 기준 중동 수주액은 5억6131만달러로 전년 동기(56억4174만달러) 대비 90.0% 급감했습니다. 전체 해외 수주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도 48.5%에서 14.6%로 낮아졌습니다. 전체 감소액 약 77억7000만달러 가운데 중동발 감소분이 약 50억8000만달러로 65%가량을 차지합니다. 주요 지역 가운데 아시아만 유일하게 전년 대비 16.9% 늘었습니다.
시장이 위축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도 크게 줄었습니다. 현대건설은 올 상반기 해외 수주액은 전무했습니다. 삼성물산도 삼성베트남반도체가 발주한 V-PJT 신축공사(2227억원) 1건인데, 계열사 물량인 만큼 의미 있는 해외 수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DL이앤씨는 1분기 기준 1431억원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역시 신규 수주가 아닌 기존 사업 현장에 대한 증액분입니다. GS건설은 인수한 폴란드 목조 프리패브 업체 단우드가 따낸 1200억원 규모 신규 수주가 전부였습니다.
건수는 적지만 대규모 수주를 따낸 곳도 있습니다. 삼성E&A는 지난 2월 약 3조7000억원 규모 화공플랜트 건설공사 LOA(승인의향서)를 수령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카자흐스탄 대규모 화공플랜트 수주를 확보했습니다.
대우건설은 상반기 나이지리아 HI OPF 프로젝트(1373억원),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 C1TH1·2 용지 매각(136억원) 등 소규모 실적에 머물렀지만, 하반기 파푸아뉴기니·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와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 등 총 10조원 규모의 수주가 예상됩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동 지역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해외 건설 수주가 크게 위축됐다"며 "최근 종전 이후로는 지연됐던 프로젝트 재개와 재건 수요 발생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고, 대형 원전 프로젝트 등이 예정돼 있는 만큼 수주 여건이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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