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김정균 보령 대표가 주도하는 우주 사업이 회사 실적 및 주가 반등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제한적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우주 사업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업이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김 대표의 경영 능력도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우주 사업은 보령의 8000원대 박스권에 갇힌 주가와 연결돼 투자자와 주주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 회사의 2025~2026년(6월) 주가 흐름을 보면, 2024년 1만2870원 최고가를 찍은 이후 2025년 1월부터 하락으로 전환, 4월 7680원으로 40% 가까이 하락, 52주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습니다. 2025년 실적도 1조17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찍었음에도 주가는 8000원대 박스권에 갇혀 있었습니다. 올해 2월 초 주가는 9250원으로 회복했지만, 최근 1년간 코스피 지수가 두 배 넘게 오르는 동안 보령 주가는 7% 이상 하락했고, 반등한 9250원도 2021년 1월 장중 최고가 2만4735원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5월26일 기준 52주 최저가는 8080원이었지만 이달 10일 기준 52주 최저가는 7910원으로 떨어졌습니다.
2024년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역대 최대 수준인 85% 증가했지만, 회사 주가는 2024년 최고가의 3분의 2 수준입니다. 특히 평가 가치가 △2025년(8월) 0.92배 △2026년(3월) 0.90배 △2026년(4월) 1.01배 등 PBR 1배 안팎에 갇혀 있다는 점은 실적 개선 불구 멀티플이 확장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시장이 우주 사업 등 회사의 자본 배분에 프리미엄을 주지 않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2024년 10월 1만2870원이었던 주가는 그해 회사가 12월 인튜이티브머신스에 1000만달러 투자 발표 이후 하락, 1만원대로 떨어졌다. 작년 3월 김정균 대표의 주주총회에서 우주 사업 R&D 투자 촉진 발언 이후 4월 주가는 52주 최저인 7680원으로 폭락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회사는 자사주 매입 등 나름의 조처를 하고 있지만 상승 기미는 발견되지 않습니다. 특히 스페이스엑스의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우주 사업에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도 보령 주가는 ‘반짝’ 상승에 그쳤습니다. 보령 관계자는 “김정균 대표가 지난 정기주주총회에서 제약 및 우주 사업에 투자를 약속한 것은 기업가치를 높여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의미”라며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주사업, 주가 발목?
공교롭게도 우주 사업에 대한 회사의 주요 투자 발표 이후마다 주가가 뼈졌습니다. 2021년 1월 2만4735원 최고가를 찍은 후 하락 국면으로 전환됐는데, 2022년 12월 액시엄스페이스에 6000만달러 투자 발표가 이 시기와 겹치면서 오해를 샀습니다. 특히 2024년 10월 1만2870원이었던 주가는 그해 12월 인튜이티브머신스에 1000만달러 투자 발표 이후 하락, 1만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작년 3월 김정균 대표의 주주총회에서 우주 사업 R&D 투자 촉진 발언 이후 4월 주가는 52주 최저인 7680원으로 폭락했습니다.
주가 하락 국면에서 우주 사업이 ‘오비이락(烏飛梨落)’으로 오해를 산 측면도 있지만, 영향이 없다고도 보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스페이스엑스의 나스닥 진입과 맞물려 주가 반등을 견인하지 못한 점 등은 우주 사업 회의론을 강화한 측면이 있습니다. 보령 관계자는 “우주 사업이 전반적으로 발전하면 간접 영향이 있겠지만 스페이스엑스와 직접 영향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제약 연구개발(R&D) 비중도 작은데 우주 사업에 돈을 쓴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회사는 우주 사업에 총 7000만달러(약 930억원)을 투자한 바 있습니다. 특히 인튜이티브머신스 투자 이후 2024년 보령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5.1%로, 상장 제약사 평균 9.11%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2025년 비중도 6.77%로, 평균 9.05% 대비 낮습니다. 통상 제약사의 R&D 비중은 신약 개발이나 기술이전과 연결돼 주가에 영향을 미칩니다. 보령의 핵심 사업이 제약임을 감안하면, 낮은 R&D 비중은 비판의 여지가 존재합니다.
김정균 보령 대표가 강력한 오너십으로 추진해 온 우주 사업은 곧 김 대표 경영 능력 시험대나 마찬가지다. 사진은 지난해 7월17일 경북 경주 라한셀렉트에서 열린 '제48회 대한상의 하계포럼'에서 김 대표의 모습.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연내 결과물 낼 것”
맥킨지는 우주의학 산업이 오는 2030년까지 1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보령의 우주 사업이 관련 산업 선점 차원에서 성과라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불안 요소도 적지 않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추진하는 민간 저궤도 개발(CLD) 프로그램이 대표적입니다. 해당 프로그램에 록히드마틴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액시엄스페이스가 경쟁에서 밀리면 보령은 투자금 930억원을 회수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김정균 대표가 강력한 오너십으로 추진해 온 우주 사업은 곧 김 대표 경영 능력 시험대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회사, 시장, 투자자 등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액시엄스페이스의 민간 우주정거장 첫 모듈인 PPTM(Payload Power Thermal Module)이 내년 초 ISS로 발사될지 여부, 액시엄스페이스와의 합작사인 브랙스스페이스가 지분법 손익 외에 실제 매출을 내는 계약 체결 여부 등이 관건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액시엄스페이스는 여러 경로를 통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 왔으며, 민간 우주정거장 사업도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며 “보령은 지구 저궤도에 R&D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액시엄스페이스와 구체적인 사업 협력 방안을 지속 협의하고 있으며, 여러 스페이스 비즈니스 기업들과도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우주 헬스케어는 단기 수익이 아니라 지구에서 구현할 수 없는 연구 환경을 선점하기 위한 중장기 투자”라며 “올해 안에 가시적인 1차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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