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 시대…벼랑 끝 몰린 차주들
2026-08-27 15:07:09 2026-08-27 16:16:59
[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민들의 이자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입니다.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리면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신규 대출 수요자들도 변동형과 고정형의 금리 흐름이 엇갈리면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3% 시대…취약차주 부담 가중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p 인상했습니다. 지난달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입니다. 기준금리가 연 3%대로 올라선 것은 2024년 11월 이후 1년 9개월 만입니다.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린 배경에는 예상보다 높은 경제 성장세와 가라앉지 않은 물가가 꼽힙니다. 부동산 가격 안정화 의도도 깔려 있습니다. 
 
기준금리는 앞으로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들의 6개월 시계 점도표 중간값은 3.25%로 한 번 더 올릴 수 있는 수준"이라며 "물가·경기·금융안정 데이터를 보며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은이 긴축 속도를 높이면서 빚을 내 집을 산 이른바 '영끌족'과 취약차주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이 예·적금과 금융채 등 금융회사의 자금조달 금리에 반영되면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출 규모가 큰 주담대 차주에게는 작은 금리 변화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주담대 금리가 0.25%p 상승할 경우 전체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1조8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에서도 연간 이자 부담이 약 1조5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계대출 규모가 다시 불어나고 있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94조8000억원으로 한 달 새 5조4000억원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7월 증가액인 2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입니다. 가계대출이 증가한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면서 차주들이 부담해야 할 전체 이자 규모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은행권 대출금리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72~7.04%입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았던 변동형 주담대 역시 상단이 연 6%에 근접했습니다. 
 
서울 충구 충무로역 인근에 붙은 카드대출 관련 광고물. (사진=뉴시스)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2금융권 차주에게도 부담입니다. 저축은행과 카드·캐피탈사 등은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이는 대출금리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2금융권에는 중·저신용자와 다중채무자 등 금리 상승에 취약한 차주가 상대적으로 많이 포진해 있습니다. 추가 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더 높아질 경우 연체 등 건전성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나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두 달 연속 오른 데다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남아 있어 대출 차주 입장에서는 금리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취약차주의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변동 vs 고정' 외줄타기 셈법 복잡
 
기준금리 인상으로 새로 대출을 받으려는 이들 역시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고정형보다 금리가 낮은 변동형으로 선택이 빠르게 기울었지만, 최근 두 상품의 지표금리가 엇갈린 흐름을 보이면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7월 신규 취급 기준 변동형 주담대 평균금리는 연 4.35%로, 고정형 4.76%보다 0.41%p 낮았습니다. 금리 차이가 벌어지자 신규 주담대 가운데 변동형 비중은 68.1%로 높아졌습니다. 신규 주담대 차주 10명 가운데 약 7명이 당장 싼 금리를 찾아 변동형을 선택한 셈입니다.
 
하지만 변동형의 금리 메리트가 계속 이어질지는 불확실해졌습니다. 변동형 주담대의 주요 지표인 코픽스(COFIX)도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18%로 전월보다 0.13%p 상승했습니다. 올해 4월 이후 4개월 연속 오름세입니다.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경우 은행의 조달비용을 거쳐 코픽스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지며 변동금리 차주의 이자 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고정형 주담대의 주요 지표인 금융채 5년물은 최근 소폭 하락했습니다.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 26일 4.359%로 직전 금통위 당시인 지난달 16일 4.428%보다 0.069%p 낮아졌습니다.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시장금리에 선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은행권에서는 향후 금리 상승 위험을 줄이려는 차주를 중심으로 고정형을 다시 선택하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현재 금리 수준은 여전히 변동형이 낮지만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향후 부담까지 고려한 차주들의 셈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변동금리는 시작 금리가 고정에 비해 낮아서 차주들이 많이 택하고 있지만 올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며 "향후 금리 흐름을 고려하면 고정금리가 안정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고, 실제로 고정을 택하는 차주들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 (사진=뉴시스)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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