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4조 호위함 이번주 결판…K조선, 동남아 수주전 본격화
태국 4000톤급 호위함 우협 선정 임박
한화·현대, 필리핀 잠수함 사업도 경쟁
2026-09-06 11:41:54 2026-09-06 11:41:54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동남아시아 함정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4조원 규모 태국 차세대 호위함 사업의 승자가 이번 주 가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조원 규모 필리핀 첫 잠수함 도입 사업까지 대형 프로젝트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아시아 해양 패권을 쥐기 위한 한화오션(042660)HD현대중공업(329180)의 치열한 수주전이 본격화하는 모습입니다.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태국에 인도한 푸미폰 아둔야뎃함. (사진=한화오션)
 
6일 업계에 따르면 태국 해군이 추진하는 4000톤급 차세대 호위함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이르면 이번 주 중 발표될 전망입니다. 이번 사업은 호위함 1척 건조에 175억바트(8000억원)가 투입되는 프로젝트입니다. 향후 후속함 3척까지 추가 발주될 경우 전체 사업 규모는 최대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입찰에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싱가포르 ST엔지니어링, 스페인 나반티아, 튀르키예 아스파트·TAIS 등 6개사가 참여했습니다. 
 
태국 현지에서는 오프셋(반대급부) 수치 조작 등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면서 최종 발표가 예상보다 지연됐습니다. 태국 해군 측은 정부 조달계약법상 3개 업체의 참여만으로도 충분하지만 11개국에 참여 기회를 열어둔 것이라며 특혜 의혹을 부인한 상태입니다. 외신 등에 따르면 현재 국방부 사무차관 승인과 국방부 장관 결재를 거쳐 내각 승인 절차만을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다소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화오션은 2018년 태국 해군에 3700톤급 스텔스 호위함 ‘푸미폰 아둔야뎃함’을 인도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업에서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설계를 기반으로 한 4000톤급 수출형 모델 ‘OCEAN-40F’를 제안했습니다. 기존 함정 공급 경험에 더해 태국 해군이 요구한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조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과 페루 등에서 축적한 함정 수출 실적을 앞세웠습니다. 충남함급을 기반으로 개발한 수출형 호위함 ‘HDF-3600TH’를 제안하고 현지 생산 확대 방안도 내놨습니다. 태국 측이 요구한 현지 생산 비율의 두 배 수준인 40%를 현지에서 생산하고 태국 조선소와 공동 건조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완성 함정을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을 결합해 태국 조선·방산산업과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입니다.
 
HD현대중공업의 3200톤급 필리핀 초계함 2번함인 '디에고 실랑함'. (사진=HD현대중공업)
 
필리핀에서도 양사 간 경쟁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필리핀은 해군 3차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사상 처음 잠수함 2척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사업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예상됩니다. HD현대중공업은 수출 전용 잠수함 모델을, 한화오션은 3000톤급 도산안창호급(KSS-III)을 기반으로 한 모델을 앞세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필리핀 시장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상대적으로 앞서 있습니다. 2016년 호위함 수주를 시작으로 호위함과 초계함 등 현지 함정 사업을 잇달아 따내며 필리핀 해군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에는 3200톤급 함정 2척을 추가 수주하면서 현재까지 필리핀에서 확보한 함정 물량이 총 12척으로 늘었습니다. 장기간 현지 해군과 협력해온 경험은 향후 잠수함 사업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필리핀 잠수함 수주 실적은 없지만 동남아시아 전반에서 다양한 함정 수출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호위함과 말레이시아 훈련함, 태국 호위함 등을 공급하며 현지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확보해 왔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함정 사업은 선박 한 척 수출로 끝나는 게 아니라 후속함 건조와 MRO, 성능개량, 교육 등 장기적인 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동남아에서 확보한 수출 실적과 현지 협력 경험이 향후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을 비롯한 글로벌 함정시장 공략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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