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에 김병기까지…박성주 전 국수본부장, 검찰에 또 고발
'김병기 의혹 폭로' 전 보좌관 "고의적인 수사 방해"
박성주, 장윤기 '분리 수사' 기소 이어 또 고발 당해
2026-09-17 17:27:09 2026-09-17 17:27:09
[뉴스토마토 김백겸 기자]박성주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김병기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에 대한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습니다. 박 전 본부장은 이미 장윤기 사건의 은폐·축소를 지시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상태로, 경찰 수뇌부의 수사 지휘 능력을 두고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주 전 국가수사본부장이 지난 6월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 의원의 의혹을 폭로한 전직 보좌관 A씨는 17일 서울중앙지검을 찾아 박 전 본부장에 대해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A씨는 이날 고발장을 제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검찰 수뇌부의 자해에 가까운 늑장 침대 수사 앞에서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면서 "경찰은 지난해 9월 첫 고발장이 접수되었을 때도 3개월 동안 이 사건을 방치했고, 그 사이 주요 피의자와 참고인들은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증거를 인멸했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그는 박 전 본부장 등 경찰 수뇌부가 잘못된 지시를 내려 김 의원에 대한 수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저는 10차례가 넘게 경찰에 출석해 혐의를 상세하게 소명했고, 그 결과 이미 지난 4월 핵심 혐의를 비롯해 주요 비위 행위들에 대한 소명이 완료됐다"며 "그럼에도 경찰은 결론을 내리지 않고 수사를 뭉갰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일 김 의원에 대한 13개 의혹 중 5개 의혹에 대해 혐의가 소명된다고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11일 구속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반려하고 일부 혐의에 대해 보완수사를 요구했습니다.
 
김 의원을 수사한 서울경찰청은 당초 김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가 끝난 지난 4월 소명이 가능한 일부 혐의를 먼저 송치하고 신병확보도 진행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돌연 6월 국수본에서 일괄 송치로 방향을 돌리면서 수사가 5개월 더 진행됐습니다. 당시 박 전 본부장은 "여러 의혹 중 일부에 대한 1차 결론을 서울청이 갖고 있었지만, 국가수사본부 차원에서 보완돼야 한다고 판단하는 부분이 있어 추가수사를 지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경찰은 '수사 완결성'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이는 오히려 검찰이 구속영장을 반려한 이유가 됐습니다. 검찰은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에 대해 김 의원이 7회에 걸친 소환조사에 응한 점, 최종 소환조사 이후 5개월 동안 수사를 이어온 점 등을 들어 "구속 필요성 소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A씨는 경찰의 고의적인 수사 방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경찰은 피해자 보호는커녕 핵심 피의자의 신병조차 제때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이것은 단순한 무능이 아니라 고의적인 수사 방해와 지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 전 본부장은 이미 장윤기 사건을 은폐·축소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입니다. 박 전 본부장은 지난 6월30일 정년퇴임했지만, 퇴임 전까지 그가 지휘했던 주요사건들의 부적절한 수사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상황에 처한 겁니다.
 
광주지검에 따르면 박 전 본부장은 장윤기가 저지른 외국인 여성 강간·스토킹 사건과 여고생 살인 사건을 병합 수사·송치해야 한다는 일선 수사팀의 건의를 받았으나, 이를 묵살하고 두 사건을 분리 수사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지난 2일 박 전 본부장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본부장은 강간·스토킹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강간은 조용히 하자"는 취지로 말하며 분리 수사를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박 전 본부장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당한 논리"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백겸 기자 kb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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