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과 감독' 별개인데…탄핵 사유까지 언급하며 '마이웨이'
AI 인용에 탄핵까지 스스로 언급
수사기관장 국무회의 참석 '고수'
2026-10-22 17:51:53 ㅣ 2026-10-22 18:17:45
[뉴스토마토 박주용·강주영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답변을 공개하며 수사기관장들의 국무회의 배석을 옹호한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대한 지휘·감독을 포기하면 탄핵 사유라고 스스로 언급하면서 중수청장 등의 국무회의 참석 방침을 거듭 고수했습니다. 이 대통령 발언의 핵심은 수사기관장들의 국무회의 불참이 오히려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과 수사기관에 대한 지휘·감독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이 논리적으로 비약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히려 이 대통령이 연이틀 직접 반박에 나서면서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 논쟁이 중수청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으로 증폭되는 양상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잇단 국무회의 배석 옹호 글에…중수청 중립성 논란만 '증폭'
 
이 대통령은 22일 X(엑스·옛 트위터)에서 김지용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에 대한 야권의 비판이 이어지자 "헌법과 법률을 어기며 중수청은 지휘·감독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공개된 국무회의에 중수청은 참석시키지 말라는 건 헌법과 법률 그리고 상식에 위배되는 억지 주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이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불참 시 '탄핵 사유'까지 스스로 거론하면서 배석이 옳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겁니다.
 
청와대도 이날 별도의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했습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국무회의를 정부 기관장들이 국정 철학 및 현안을 공유하고 민생 문제를 실질적으로 논의·해결하는 장으로 운영 중"이라며 "국무회의에서 구체적 개별 사건에 대한 수사·공소 지휘 관련 내용은 일체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이날 '탄핵 사유' 발언을 두고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 문제와 수사기관에 대한 지휘·감독권은 별개의 문제로, 상관관계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탄핵 사유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의식적으로 방임하거나 포기한 경우 등에 해당하는데, 국무회의 불참만으로 공무원의 직무 소홀로 볼 수 없다는 겁니다.
 
또 국무회의 배석이 적법하다고 해서 수사 독립성에 대한 우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수사기관장이 대통령과 국무위원을 정기적으로 만나 국정 방향을 공유하는 구조에서는 명시적인 수사 지시가 없더라도 정치적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오히려 이 대통령의 지속적인 국무회의 배석 주장이 중수청 등 수사기관의 중립성 논란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에 대해 "대통령도 좀 자제할 부분이 있다"며 "당사자로서 일종의 이해 충돌 문제가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DJ·노무현·문재인도 탄핵 대상이냐"…야, 이 대통령 '직격'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에선 이날 이 대통령의 '탄핵 사유'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행정기관에 대한 지휘·감독권과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수사기관 책임자의 국무회의 참석은 더더욱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의 지휘·감독권과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참석 여부를 별개로 봐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국민의힘에선 검찰총장을 국무회의에 배석시키지 않은 김대중(DJ)·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도 탄핵 대상이냐고 공세를 펼쳤습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통령의 탄핵 사유 발언에 대해 "검찰총장을 국무회의에 배석시키지 않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들을 전부 탄핵시켰어야 한다는 얘기냐"며 "정치적 중립이 가장 중요한 중수청장을 본인 앞에 앉혀놓고 노골적으로 수사 지휘를 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배석시키지 않으면 직무유기 범죄라니,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정부가 범죄 집단이었다는 말이냐"며 "자기 주장을 관철하려고 역대 정부 전체를 피고석에 세우는 것은 억지를 넘어 궤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중수청 지휘 안 하면 탄핵 사유'라고 했다. 정확히 반대"라며 "자기 범죄 수사를 막고, 정적을 공격하기 위해 중수청이든 공소청이든 경찰이든 '대통령이 수사를 지휘하면 탄핵 사유'"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무회의에 수사기관장이 배석하는 문제에 대해 야권 인사뿐만 아니라 일부 여권 인사들도 우려를 나타냈는데요. 김용남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CBS> 라디오에서 "한두 번 참석하는 것은 괜찮을 수 있다"면서도 "모양새 때문이라도 앞으로 계속 매번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건 조금 피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YTN> 라디오에서 "필요할 때는 배석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상시 참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강주영 기자 juyo964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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