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이인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사진)는 '의지의 한국인' '무한긍정의 리더' 등의 수식어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그는 독학으로 배운 영어를 유일한 무기로 삼아 문화예술계에 발을 디딘 이래 지난 30년간 언론사, 문화재단 등에서 거침 없는 행보를 이어왔다. 현재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직과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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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서는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성공한 사람 특유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이 대표가 최근 쓴 책 <영어로 만드는 메이저리그 인생>도 마찬가지다. '영어를 좋아해 끼고 살았더니 메이저리그 인생이 되었다'고 당당히 고백하는 이 책은 저자만큼이나 퍽 솔직한 구석이 있다.
사실 내용상으로 보면 영어학습 방법이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여타의 영어 관련 서적과 상당히 유사하다고도 볼 수 있다. 다만 영어가 인생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가에 대한 저자의 실제적인 경험과 감격이 고스란히 녹아있어 차별성을 띈다.
특히 '순수 공연예술 분야의 전문가가 낸 영어책'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이 대표는 "한국의 공공기관은 아시다시피 학연, 지연, 혈연이 지배하는 구조"라면서 "아날로그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영어를 취미삼아 오래도록 배웠더니 '디지털 글로벌시대'에 맞는 경쟁력을 갖추게 됐고, 문화예술계에서 수많은 기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영어실력 덕분에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조건을 갖추지 않고도 언론사, 문화재단, 문화예술의전당 등 문화예술의 다양한 전문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 전환점은 영어를 특기로 중앙일보에 특채돼 해외 문화사업 분야를 맡으면서부터다. 이전까지만 해도 일본 기획사를 통해 외국 오케스트라나 발레단, 음악가들을 초청하던 것이 관례였지만 그의 등장 이후 국내에서도 미국과 유럽의 매니저들을 직접 체계적으로 공략하게 됐다.
이 대표의 영어학습 키워드는 결국 '실사구시'라 할 수 있다. 해외연수나 유학, 영어학원을 한 번도 경험해본 일이 없지만 그는 절대절명의 필요에 의해 영어를 말하는 습관을 형성하고 체질을 만들어낸 결과 영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원어민 국가에 가서 본능적으로 터득하지 않고 스스로 찾아서 힘들게 배운 경우 영어는 사고력계발 훈련이 된다' '영어를 구체적으로 배우기에 앞서 '영어를 해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등 책 속에는 이 대표가 몸소 체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영어정복 수기'가 절절하게 적혀 있다.
책을 덮고 나면 이 대표가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한 시대로부터 수십년이 흐른 지금 '영어만으로 쓰는 성공신화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하지만 "영어 경쟁력은 끈기 있는 실행력이 가져다주는 열매"라는 신념에 가득찬 그의 말에서 영어보다 더 중요한 긍정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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