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F2012)헤이젤 베이트만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 연금&퇴직연금센터장
"韓, 장수·시장·인플레이션 리스크 보장하는 은퇴연금 특징 이해 시급"
2012-09-11 11:00:00 2012-09-11 11:00:00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한국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해선 은퇴자들이 장수·시장·인플레이션 등 세 가지 리스크 모두를 보장할 수 있는 은퇴연금의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합니다”
 
12일 ‘2012 은퇴전략포럼’ 참석차 방한한 헤이젤 베이트만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 연금&퇴직연금센터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기대수명보다 오래 산 탓에 생기는 위험부담이 장수리스크다. 여기에 심각한 국가 경기침체를 경우에 둔 시장리스크와 퇴직소득이 인플레이션으로 고갈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인플레이션리스크를 두루 보장한 은퇴연금에 한국이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베이트만 센터장은 리스크에 취약한 은퇴자들이 보장받을 수 있는 연금 상품 활성화를 강조했다. 특히 그는 선진국 중에서도 은퇴쇼크분야에서 가장 선진 모델로 꼽히는 호주의 퇴직 연금 시스템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호주에는 공공 고령연금과 의무적·자발적 노령연금 등 3개의 주요 은퇴소득 시스템이 있다”며 “이는 많은 호주인들이 장수리스크, 시장리스크, 교체리스크에 취약하게 만들었다. 종신연금 상품의 활성화가 결국 호주 은퇴자들에게 리스크 보장을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호주의 노령연금은 개인퇴직저축이다. 공공연금은 자산 조사 결과에 따라 지급하는 노령연금이다. 최대한도의 노령연금은 남성 평균 수입의 28% 정도를 지급하며 상위 25% 부자는 자산 조사 결과에 따라 자격을 얻지 못한다. 대부분의 은퇴 저축은 일시불로 지급되거나 단계적으로 인출 가능한 상품을 구매하는데 사용된다.
 
베이트만 센터장은 “호주 정부는 비연금성 상품(단계적 인출이 가능한 상품)과 연금상품(연금보험과 종신연금)을 동시에 장려하고 있다"면서 "아주 적은 수준의 종신연금만이 판매되고 있는데 이는 일반인들이 평생 지급을 보증하는 이 상품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호주 정부의 연금 상품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배경이기도 하다.
 
호주 국가 재정에도 든든한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는 호주 퇴직연금은 약 20년 앞서 도입된 슈퍼애뉴에이션(Super Annuation)에서 기인한다. 가장 큰 특징은 정부의 강제 원칙.
 
그는 “호주에서는 대부분의 은퇴자들이 공공 노령연금과 슈퍼애뉴에이션 수당을 함께 받는다. 공공 노령연금은 고용주가 부담하는 것이고 일반 세입으로 재원이 충당된다”며 “그 결과 90% 이상의 근로자들이 슈퍼애뉴에이션 제도의 보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용주들에게 최소 수입의 9%를 슈퍼애뉴에이션 펀드에 기부토록 요구했다. 근로자들은 자발적 분담금을 낼 수도 있는데 은퇴시 근로자들은 그들의 슈퍼애뉴에이션 적립금을 일시불로 받을지 분담금으로 받을지 선택할 수 있다. 절반 정도의 근로자들은 일시불로 받고 나머지는 계속적인 수입으로 받는다는 게 베이트만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분담금 형태로 노령연금을 받는 이들은 대부분 비연금상품을 선택한다. 노령연금과 슈퍼애뉴에이션은 평생토록 일한 은퇴자들에게 은퇴 전 수입의 70% 정도를 대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슈퍼애뉴에이션의 경우 호주 정부제도 아래 세금 감면혜택을 받는다. 분담금에는 세금이 부과되고 슈퍼애뉴에이션 펀드 투자수익에도 마찬가지다. 60세 이상은 전액 부담이 면제된다. 이는 연금 뿐 아니라 퇴직연금으로 운용해 얻은 수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면제해주는 이른바 EET시스템을 도입한 다른 국과들과 비교해 다른 점이다.
 
그는 “슈퍼애뉴에이션 세금 제도는 소득수준이 높은 자들에게도 이득을 준다. 다만 최근 정부는 소득이 낮은 자들을 위한 세금장려책을 도입했고 고소득자들에게 부과하는 슈퍼애뉴에이션 세금은 늘렸다”고 전했다.
 
슈퍼애뉴에이션은 호주 자산운용사들의 규모를 끌어올리는데도 일조했다는 평이다.
 
그는 “슈퍼애뉴에이션 펀드의 총 자산규모는 현재 1조4000억 달러 정도로 호주의 국내총생산(GDP)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펀드운용, 컨설팅 등 금융서비스 산업에서 다양한 일자리 창출의 효과도 냈다”고 덧붙였다.
 
■ She is…
 
베이트만 센터장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 경영대학 부학장으로 은퇴경제와 은퇴금융을 연구, 강의하고 있다.
퇴직연금 선택, 퇴직 소득 타당성과 정책 설계, 퇴직 급여와 지배구조, 연기금 펀드 규정 등이 주요 관심사다.
호주 재무부에서 거시경제와 세제 정책을 담당하는 관료로 약 10년 간 일하다 대학교수로 전직했으며 호주뿐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World Bank),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같은 국제기구에서 은퇴소득 문제에 대한 자문을 해왔다.
현재 호주 연구협의회(ARC)의 지원으로 ‘호주 연·기금 회원들의 재연결과 참여’를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두려운 시장에서의 퇴직 대비’ 등이 있고 퇴직연금과 관련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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