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증권사 M&A, 올해도 어렵다
2013-02-04 19:54:17 2013-02-04 19:56:43
[뉴스토마토 홍은성 기자] 앵커: 새해 들어 서도 국내 증권사의 인수합병 이슈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유와 전망 관련해서 취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홍기자, 증권사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이트레이드증권이나 아이엠투자증권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실제로 그것 보다 더 많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앵커께서 말씀하신 대로 현재 공개 매각에 나서는 곳은 대주주가 사모펀드인 이트레이드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등입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21일 예금보험공사는 아이엠투자증권의 지분 매각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는데요.. 예보는 이달에 투자안내서, 예비입찰 안내서 등을 발송하고 3월 이후, 예비실사 등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외에도 애플투자증권, 골듯브릿지투자증권, 한맥투자증권 등도 매물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요.. 모두 순이익이 적자거나 소폭 흑자에 불과해 한계 기업으로 몰린 상탭니다.
 
앵커: 한계에 몰린 중소형 증권사 외에도 대형 증권사들도 잠재적인 매물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물로 거론되는 대형 증권사들은 모 기업의 유동성 위기와 새 정부의 민영화 기대감이 부각된 데 따른 겁니다.
 
먼저 모기업의 리스크로 동양증권과 현대증권이 지목되고 있는데요.. 그룹의 재무 문제와 얽혀 있어 언제든지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노사 간 잡음이 있었던 현대증권의 경우 노동조합이 대표이사가 현대증권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특히 노조는 현대그룹이 해외 사모펀드에 현대증권을 담보로 8000억원을 유동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죠. 일단 현대증권 측에서는 매각설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우리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도 매물로 나올 수 있다고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는데요.. 두 증권사 모두 정부 출자 금융지주사의 알짜 계열사로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M&A 대상 기업으로 거론됐습니다.
 
앵커: 자.. 그렇다면 왜 이렇게 증권사의 매각설이 심심찮게 나오는 건가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실적 악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이 침체에 접어 들면서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은 808조9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11년 상반기 1168조원과 비교하면 무려 30.7%가 급감한 겁니다. 이와 더불어 국내 증권사간 저가 수수료 경쟁이 심화되면서 증권사 수익의 50%이상을 차지하는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감하면서 증권사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겁니다.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매물로 나오는 것은 바로 이 수익성 측면이 가장 크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앵커: 문제는 증권사 매물이 많이 나오긴 했지만 실제로 매각이 성사된 경우가 드물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기자: 증시가 부진을 겪을 때마다 해법처럼 증권사 인수합병 이슈가 부각됐는데요..앵커께서 말씀하신 대로 성공적으로 인수합병이 성사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일례로 최근에 이트레이드증권이 인수의향자 선정 등의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고 공시한바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희망 매각가격을 매각 난항의 가장 큰 이유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매각 추정액이 약 4500억원 수준에 이르는 반면 그에 상응하는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것인데요..
 
이는 비단 이트레이드증권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도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격차가 심해 증권사 인수합병이 부진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렇듯 매각 가격이 높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증권사 자체적으로 자기자본이 크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부실이 적다는 점을 꼽을 수 있는데요. 때문에 매도자 입장에서는 자산가치 이상에서 매각하고 싶어하는 겁니다. 반면 사는 쪽에서는 증권업황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앵커: 그렇군요. 이것 외에도 우리나라 증권사들의 사업구조가 천편일률적이라서 인수합병할 증권사가 없다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때문에 금융위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증권사 스핀오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국내 증권사들 대부분이 위탁매매 중심의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스핀오프를 통해 시장별, 부문별로 특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에서 금융위가 검토하고 있는데요..
 
예컨대 스핀오프가 도입되면 A라는 증권사는 핵심업무에 따라 기존 자산관리와 소매 중심의 A1 증권사와 IB 및 법인중심의 A2증권사를 신설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의 인수합병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데요.. 매도자는 핵심 비즈니스를 제외하고 서브 비즈니스를 팔 수 있고, 매수자는 필요하나 비즈니스만 골라서 살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앵커 : 업계는 어떻게 보는지 궁금한데요.. 반응이 좀 어떻습니까?
 
기자: 금융당국의 스핀오프 도입으로 국내 증권사간 M&A가 활성화될지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는 편입니다.
 
일부 전문가는 증권사 스핀오프가 도입되면 한 사업부문을 떼서 자회사로 뒀다가 쉽게 팔 수 있고 또 다른 사업부문을 사올 수도 있기 때문에 증권사의 인수합병이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반면 또 다른 쪽은 스핀오프는 증권사 인수합병 방법의 옵션일 뿐 인수합병 활성화를 유도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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