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 기자] 앵커 : 혼외자 의혹으로 물러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후임으로 김진태 전 대검차장이 내정됐습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지만 김 내정자가 검찰 내에 산적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벌써부터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김 내정자에 대한 검찰 내부 반응과, 내홍을 겪은 국정원 수사는 어떻게 진행될지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법조팀 최현진 기자 나왔습니다.
최 기자, 우선 김진태 검찰총장 내정자, 어떤 인물인지 소개해주시죠.
기자 : 경남 사천 출신으로 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내정자는 사법연수원을 14기로 수료하고 검찰 조직에 뛰어들었습니다. 김 전 차장은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과 1997년 한보그룹 비리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을 수사해 '특수통'으로 꼽히고 있다. 이른바 '검란'으로 한상대 전 총장이 퇴임한 이후 지난해 4월까지 대검 차장 직무대행을 맡아 검찰조직을 빠르게 안정시켰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김 내정자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인연도 깊습니다. 김 실장이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김 내정자는 법무부 심의관을 지냈습니다. 당시 김 실장의 김 차장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는 후문입니다.
앵커 : 그렇군요. 김 내정자를 보는 검찰 내부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 우선 잇따른 파문으로 사기가 저하되어 있던 검사들은 새 총장 임명 절차가 빠르게 진행된 것에 대해 반기는 모습입니다. 검찰 내부에서는 김 내정자가 빠르게 조직을 수습하고 수사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특히 김 내정자가 지난 검란 당시 보여준 조직장악능력에 큰 기대를 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김 내정자가 청와대와의 교감 속에 내정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국정원 수사와 같이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이 검찰로 넘어올 경우, 외압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냐는 겁니다. PK출신에 보수주의자로 알려진 김 내정자가 정권의 외압을 거스르기 보다는 적절한 타협을 통해 수사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앵커 : 지금 지적한,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이라 하면,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 수사를 꼽을 수 있겠는데요. 어떻게 진행될 것 같습니까?
기자 : 윤석열 전 수사팀장은 정치편향적 트위터 글을 게시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3명을 체포하고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상부보고와 결재과정을 누락해 수사에서 배제됐습니다. 윤 전 팀장은 이어진 국정감사장에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황교안 법무부 장관 등의 수사방해 의혹을 언급하기도 했었죠. 검찰은 윤 전 팀장에 이어 이정회 수원지검 형사1부장으로 팀장을 교체했습니다.
이 부장은 대검 공안 1·2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을 거친 대표적인 ‘공안통’인데요. 여론과 정권의 기류를 잘 읽는 공안통의 특성상 더 이상의 수사확대보다는 이대로 수사를 마무리하는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 총장 내정자 역시 수사 확대보다는 조용한 마무리를 지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내정자는 내정 전부터 ‘청와대의 의중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인물’로 꼽혔습니다. 이에 따라 수사팀은 앞으로 공소유지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사팀 자체가 공소유지에 필요한 인원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 국정원 수사가 이대로 마무리된다면 야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당장 오늘 야당이 대검에 항의방문을 했죠? 청문회도 험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늘 윤석열 전 수사팀장의 수사배제에 대해 항의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며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했습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수사팀장 찍어내기, 수사결과 바꿔치기를 막고 엄정한 수사와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대검찰청을 방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인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앞서 말씀드린 김 내정자와 김기춘 실장의 관계를 최대 쟁점으로 삼을 방침입니다. 아들이 사구체신염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점도 검증 대상입니다. 이밖에 퇴직 후 법무법인 고문변호사로 활동하며 얼마나 재산이 늘어났는지, 또 연고가 없는 전남 여수와 광양에 땅을 보유하게 된 경위나 목적이 무엇인지 등도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김 내정자는 오늘 오전 서울고검 청사 12층에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앵커 : 인사청문회도 그렇지만 국정원 직원 추가수사에 대한 보고누락에 관해 대검에서 감찰이 진행 중이지요? 11월 중순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이 문제가 향후 검찰과 정치권의 또 다른 논란의 핵이 되겠군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됩니다. 최기자 수고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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