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정부가 규제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마트'한 규제 개혁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사진=WB)
13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2014 세계은행 기업환경개선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한 멜리사 매리 존스(Melissa Marie Johns)(
사진) 세계은행(WB) 경제개발 고문 및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강연을 마친 후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존스 고문은 WB의 국제금융공사(IFC, 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가 집계하는 '사업환경 평가 결과(Doing Business) 지수'를 설명하며 "사업 환경이 우수한 톱 10개 국가 중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이 많이 진입했다"며 "특히 국민 소득이 낮은 국가들의 기업 환경이 개선된 것이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의 소수 주주 보호 제도 등을 우수한 스마트 규제의 사례로 꼽고 한국이 매년 규제 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존스 고문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사업 환경 평가 결과를 보면 작은 정부(작은 시장)를 추구하는 국가들이 사업 환경이 우수한 국가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 같다. 연관성이 있는 건가?
▲그렇지 않다. 우리도 작은 정부와 큰 정부가 기업 환경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그렇지 않아서 매우 흥미로웠다. WB가 이 부분에 대해 다양한 국가들을 연구한 결과 수많은 다양성이 관측됐다.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나라 중 좋은 기업 환경을 만드는 나라도 다수 있었고 또 어떤 나라에서는 큰 정부가 좋은 기업 환경을 만드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WB가 추구하는 것은 '스마트'한 규제 개혁이다. 각국 정부들이 기업들의 사업 환경을 촉진시키기 위한 보다 더 스마트한 규제들을 지지하고 레드테이프(red tape:불필요한 형식 절차)들은 줄여나가기를 희망한다. 각국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커뮤니티와 문화 가치에 맞는 규제 개혁을 단행할 때 좋은 결과가 나온다.
-스마트한 규제 개혁의 예와 앞서 언급한 기업에 부담만 되는 레드테이프의 예를 들어달라
▲먼저 스마트한 규제로는 한국의 소액 주주 보호 제도들을 꼽고 싶다. 한국에서는 주주 제안권, 집중투표제, 주주대표소송, 전자 투표제 등의 소액 주주를 보호하는 제도들이 잘 마련돼 있다.
불필요한 절차 규제로는 '최저자본금 제도'를 꼽고 싶다. 자본금이 최저 수준을 넘어야만 주식 회사를 등기할 수 있는 이 제도는 창업을 시작하는데 불필요한 벽을 만들 뿐이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이 제도를 이미 없앤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불필요한 제도들을 없애 나가는 것이 스마트 규제개혁이다.
-며칠 전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는 '암세포'라고 표현했다. 다소 과감한 표현이긴 하지만 한국이 최근 얼마나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히려 규제 완화의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먼저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서 깊게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견해를 나타내긴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그러나 글로벌 관점에서 말하자면 규제를 무작정 완화시키는 것이 기업 경제를 돕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기업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투자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투자자들이 리스크에 대한 더 투명한 정보들을 얻는 등의 '스마트'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너무나 오래됐고 없어져야 하는 레드테이프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것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 환경 평가 지수에서 신흥국들이 스마트한 규제 혁명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고무적인 부분은 어떤 것이고 우려되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는가.
▲그렇다. 신흥국 국가들이 기업 규제를 좀더 스마트하게 바꾸면서 많은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그 예로 말레이시아 정부는 창업 비용을 줄여 창업 문턱을 낮추며 놀라운 발전을 일으켰다. 또한 OECD 고소득 국가들과 신흥국가들의 격차가 줄어드는 것도 고무적이다. 개혁 모델들을 서로 공유하며 많은 국가들이 성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려되는 부분을 꼽자면 하지만 글로벌 경제는 빠르게 급변하고 글로벌 기업 환경도 빠르게 급변하는 만큼 빨리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나라들은 기업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글로벌 기업 환경이 급변하는 때 개혁을 이루어 나가지 못한다면 낙후될 수 밖에 없다. 지금처럼 전 세계 교역과 세계 경제가 활발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한국은 매년 마다 놀라운 규제 개혁을 이루어 낸 나라 중 하나다. 신흥국들이 한국의 예를 본받고 지금처럼 활발한 규제 개혁을 단행해 줄 것을 기대한다.
◇멜리사 매리 존스(Melissa Marie Johns)
▲現 세계은행(WB) 경제 개발팀 고문·수석 이코노미스트, 국제금융공사(IFC, 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 부회장직 ▲前 클리어리 고틀립(Cleary Gottlieb Steen & Hamilton LLP) 변호사 ▲스탠포드(Stanford University) JD(juris doctor)학위, 듀크대학교(Duke University) 행정학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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