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북미회담)오전에는 화기애애…확대회담 과정서 분위기 반전
트럼프 "지금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 좋지 않다고 생각"
2019-02-28 18:57:15 2019-02-28 18:57:15
[하노이 =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예상치 못한 반전이었다. 초반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예정된 점심식사도 하지 않고 회담장을 떠났다. 전세계의 관심을 모은 '하노이 선언' 발표도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8일 오전 8시55분(현지시간)쯤 하노이 소피아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을 시작했다. 회담 시작 전 김 위원장은 "베트남 하노이에 와서 이틀째 훌륭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며 "오늘 훌륭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어제 만찬 전(단독회담)과 만찬 중에 많은 아이디어를 주고 받았다"며 "중요한 것은 양국 관계가 강하다는 것이다. 관계가 강하면 많은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단독회담 후 회담장 근처를 함께 산책한 후 확대 정상회담에 돌입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김 위원장은 확대 정상회담 시작 전 한 기자로부터 '미국에 북한에 북미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것에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저도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맞받자 김 위원장은 "양측에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화답했다. 미국이 북한에 제공할 상응조치 중 하나로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가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하노이 선언’ 내용에 종전선언이 포함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북한에 도움되는 결과를 바란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상황이 급변한 것은 그 이후다. 당초 오전 11시45분 전후로 양측이 확대 정상회담을 마치고 업무 오찬에 돌입할 예정이었지만 회담이 계속 이어졌다. 이때부터 이상 분위기가 감지됐다. 급기야 새라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이 미국 측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업무오찬 취소 가능성을 알렸다. 공동성명 서명식 등 이후 일정에 대해서도 정확한 언급을 피하면서 우려는 커졌다. 당초 오후 4시(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6시)로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시간이 두 시간 당겨지면서 우려는 현실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매우 생산적인 시간을 보냈다"면서도 "지금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는 말로 회담 결렬 소식을 전했다. 1시간 여 진행된 회견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대기 중인 전용기(에어포스원)을 타고 베트남을 떠났다. 김 위원장은 내달 2일까지 베트남에 머물며 공식 친선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현지시간) 오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진행된 단독회담 후 회담장 주변을 거닐며 얘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노이 =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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