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민주당 차기 당대표에 출사표를 낸 정청래(4선)·박찬대(3선) 의원이 2일 '검찰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며 당심 확보에 나섰습니다. 두 당권주자 모두 추석 전 검찰 개혁 완수를 강조했는데요.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검찰 개혁을 띄우며 새 정부 성공을 바라는 당원들의 마음을 잡겠다는 전략입니다. 두 주자는 개혁 속도를 강조하는 동시에 자신이 당대표 적임자임을 우회적으로 피력하며 미묘한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주축이 된 '국회공정사회포럼'이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찰 개혁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김용민·민형배·장경태 의원을 비롯한 많은 민주당 의원들이 토론회를 찾았습니다. 특히 차기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정 의원과 박 의원이 향후 검찰 개혁 방향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먼저 마이크를 잡은 박 의원은 "이제 때가 됐다. 검찰 개혁, 이번에는 끝을 봐야 한다"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 정치를 집어삼킨 권력을 더는 두고 보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향후 당대표가 되면 9월까지 기소·수사권을 완전히 분리해 검찰청을 해체하고,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국가수사위원회를 설치해 수사기관 간의 협력과 조정을 이끌어내겠다는 '3가지 원칙'도 발표했습니다.
이어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고,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내 발목을 잡고, 20대 대선이 끝나자마자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표적 수사를 시작해 수백 번의 압수수색을 했다"면서 "국민이 권력을 감시하고 주권자인 국민이 국가를 설계하는 구조를 만들겠다. 올해 추석 밥상 위에 검찰 개혁을 올려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왼쪽)·박찬대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 개혁 토론회'를 마치고 이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 의원도 국민들이 추석 귀향길에 검찰청 폐지 소식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속도를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는 "검찰 개혁은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해치워야 한다"며 "검찰 개혁 과제는 뜸을 들일만큼 들였다. 지금은 주걱으로 밥을 떠서 밥상 위에 올려야지 더 뜸을 들이면 밥이 타듯이 검찰 개혁도 타버리고 재만 남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4년 국회에 입성한 정 의원은 검찰 개혁에 대한 그간의 공적을 언급하며 박 의원을 견제하기도 했습니다. 정 의원은 "저는 박찬대 의원이 국회의원이 되기 전인 제17대 국회 초선 의원 때부터 검·경 수사권 분리와 독립을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마포경찰서에서 검·경 수사권 독립에 대해서 강의한 적이 있는데 반응이 좋아서 다른 의원들도 강의를 한 바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또한 "검찰 개혁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싸워야 한다. 싸움이라면 제가 자신 있다"며 자신의 강점을 강조하면서 "싸움은 저희가 하고, 통합·협치·안정이라는 꽃과 열매는 대통령 공으로 돌려드리겠다"며 당심을 자극했습니다.
민주당이 제시하는 검찰 개혁 방향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쪼개 신설 예정인 공소청, 중수청, 국가수사위로 이관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검찰청이 분리돼 사라지는 만큼 '검찰청 해체'로 표현됩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신속한 검찰 개혁에 뜻을 모은 상태입니다. 민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 앞서 "21대 국회에서 (검찰 개혁을) 주저했던 대가는 너무 처참하고 혹독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됐고, 그는 12·3 내란 수괴가 됐다"며 "타협하면 또 어떻게 변절되고 무너질지 모른다. 민주당이 책임지고 제때 밀어붙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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