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던 중 미소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유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한 달을 맞아 진행한 첫 기자회견이 122분간 진행됐습니다. 내외신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이 대통령은 '각본 없이'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현장 생중계를 진행했는데요. 직전 대통령인 윤석열씨와 달랐던 점들을 정리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 대통령은 3일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한다'는 주제로 취임 30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은 '가깝게, 새롭게, 폭넓게'라는 콘셉트로 진행됐는데요. 윤석열 씨가 2022년 8월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했던 공식 기자회견과 여러 면에서 달랐습니다. 특히 △탈권위적 형식 △명함추천·즉문즉답 △풀뿌리 언론 참여 △역대 가장 빠른 회견 등이 눈에 띄었습니다.
①탈권위적 형식
이날 기자회견은 바닥과 단차를 둔 기존 연단을 없애고 대통령과 취재진의 거리를 1.5m로 배치하는 등 '탈권위적'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연단 없이 참석자들과 동일한 눈높이에서 앉은 채로 회견에 임했습니다.
또 이번 회견은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참석자들이 반원 형태로 둘러앉는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참석자들과 거리를 좁히고 자유롭게 대화하기 위함인데요. 문재인정부에서도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한 바 있습니다.
②명함추천·즉문즉답
이날 진행된 기자회견은 '각본 없이' 즉문즉답 형태로 진행됐습니다. 언론과 질문을 사전에 조율하지 않고 회견장 입장 시 매체별로 제출한 명함을 기자단 간사가 무작위로 추첨해 질문자를 선정하는 방식이 도입됐습니다.
과거에는 주로 기자회견 진행자가 손을 든 여러 언론인 중 한 명을 지목하면 해당 기자가 질문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때 질문자와 질문 내용을 사전에 조율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날 회견에선 기자단 간사가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등의 질문 주제별 상자에서 기자들의 명함을 뽑고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추첨 방식으로 질의응답이 진행되면서 중소·지역 매체 기자들에게 상당수 발언 기회가 돌아갔습니다.
이날 회견에서는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분야를 아우르는 총 15개의 질문이 나왔습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한 달 소감, 검찰개혁 일정, 한·미 정상회담, 주 4.5일제, 차별금지법, 제왕적 대통령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답변했습니다.
윤씨도 과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사전에 조율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민감한 현안 질문에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은 바 있어 이 대통령과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윤씨는 당시 여권 내부 갈등 문제에 대해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질문함에서 명함을 추첨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이번 회견에서 질문자는 이 대통령이 지정하거나 질문함에서 추첨하는 방식으로 정했다. (사진=연합뉴스)
③풀뿌리 언론 참여
이날 기자회견엔 대통령실 출입 기자 외에도 지역 풀뿌리 언론이 미디어월을 통해 화상으로 참여했습니다. <옥천신문·설악신문·담양뉴스·뉴스민·평택시민신문·서귀포신문> 등 지역 매체 소속 언론인들이 참석했습니다.
대통령실은 '폭넓게' 참여하도록 각 지역 권역별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언론사 위주로 선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통령실 출입기자뿐만 아니라 지역 언론 중에서도 자치와 분권을 지향하며 지역 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풀뿌리 언론을 권역별로 안배해서 모셨다"고 말했습니다.
④역대 가장 빠른 회견
이 대통령은 30일 만에 취임 첫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빨리 기자회견을 하게 됐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100일을 전후로 기자회견을 열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입니다.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돼 기자회견 시점이 앞당겨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30일, 5천200만 국민의 간절한 열망과 소망을 매 순간 가슴에 새겼던 치열한 시간이었다"며 "절박한 각오로 쉼 없이 달려온 지난 30일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4년 11개월의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자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김영삼·김대중·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은 모두 취임 100일째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98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116일 만에 기자회견을 가졌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만 취임 316일 만에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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