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보험에 밀린 우리투자증권…그룹 지원 '요원'
증권업 본궤도, 비이자 수익 확대
보험에 밀려 자본 확대 제한 불가피
위험자산 인수로 주관 향상 기대감
2025-07-31 06:00:00 2025-07-31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29일 17:3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우리투자증권이 올해 상반기 괄목할 만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간 추진해 온 그룹 통합앱 협업을 통한 주식중계 사업 수익이 처음으로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반기엔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자본 규모 확대가 더디다는 데 있다. 최근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 사업 무게추가 보험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투자증권은 그룹 차원의 지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사업 확대를 이뤄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그룹사 협력, 증권업 본궤도 올라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누적 순이익 171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비이자이익 증가다. 우리투자증권은 1분기와 2분기에 걸쳐 각각 250억원, 150억원의 비이자수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250억원, 280억원 수준인 이자수익에 육박한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3월부터 투자매매업 본인가와 더불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도입으로 본업을 개시했다. 우리금융그룹 통합앱을 통한 주식 거래 수수료 확대를 이뤘고 기업금융(IB) 부문에선 회사채 인수사로 참여해 실적을 쌓았다.
 
우리투자증권은 하반기엔 해외주식 거래서비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그룹사 통합 MTS를 통한 해외주식 거래서비스를 현재 준비 중이다. 대체거래소(ATS) 정규장도 참여, 시간외 거래 서비스로 브로커리지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다만 증권 서비스 확대를 위한 비용 지출은 주의가 요구된다. 우리투자증권의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6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0% 증가했다. 증권업 서비스 구축을 위한 IT투자 증가, 필수 사무공간 확대와 부자재 구입, 고용인원 증가에 따른 인건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우리투자증권의 행보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특히 기존 이자수익에 치중된 영업자산이 비이자수익으로 빠르게 확대되는 동시에 사업 초기임에도 재무 건전성 지표를 개선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증자와 매입약정 축소를 통해 올 1분기 기준 67%까지 하향 안정화을 이뤘다”라며 “사업 진출을 위한 영업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룬 성과인 만큼 향후 사업 확대가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사업 확대, 모기업 지원에 달려
 
이 같은 성과는 결과적으로 우리금융그룹의 지원 덕분이다. 올 상반기 실적을 이끈 브로커리지 수익의 경우 우리금융그룹 통합앱을 통한 시장 진출이 이끌었고 회사채 인수도 우리금융그룹 영업 네트워크가 도왔다.
 
하지만 그룹 지원에 기대야 한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의존적인 사업확대라는 점이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최근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 사업 확대가 기존 증권에서 보험업으로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다는 점은 우리투자증권이 직면한 과제다.
 
(사진=우리투자증권)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7월1일 동양생명(082640)과 ABL생명보험을 계열사로 편입했다. 2024년 양사의 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과 매각계약 체결 이후 10개월 만이다. 보험사 인수에 투입된 비용은 1조5493억원이다. 우리금융그룹이 증권업 진출을 위해 포스증권 인수(500억원)와 우리종합금융 시절 진행한 유상증자(5000억원) 등에 투입한 비용과 비교하면 보험업 진출의 무게감을 알 수 있다.
 
우리금융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비은행사업 수익성 확대에 보험업이 적합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장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순이익은 각각 3102억원, 1048억원으로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 사업부의 순익 합계인 2080억원을 상회한다. 비중이 보험업에 집중됨에 따라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우리금융그룹의 지원은 한동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성욱 우리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현재로서는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추가적인 대규모 증자 계획은 없다"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자본 확충을 검토할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존 증자 자금을 활용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출범 당시 5년 이내 자기자본 3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불가능해졌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증권업계 자기자본 규모별 빈부격차는 오랜 고민거리다. 이에 중소형 증권사로 분류되는 우리투자증권은 규모 확대가 절실하다.
 
지난 2분기 기준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1조1790억원 수준이다. 외부 자금 수혈이나 회사 인수합병(M&A)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현재 사업 수익규모를 생각하면 5년 이내 2조원 이상의 자기자본 확대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은 당장의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실제 증권업에서 사업 주관 능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양적인 면과 더불어 질적인 발전도 동시에 이뤄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그룹의 전체적인 자본비율 관리 관점에서 다른 계열사가 축소된 만큼 위험가중자산 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향후 배분된 자산의 성공적인 인수와 수익성 확대로 착실하게 규모와 질적 성장을 이뤄가겠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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