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가전업계…변수는 여전
“그나마 다행”…관세 25% 부과 '위기' 해소
부품인 철강 고관세 지속…수요 회복 과제
2025-07-31 15:36:02 2025-08-01 10:07:25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기로 한 상호관세가 25%에서 15%로 줄어들면서 국내 가전업계는 최악은 피했다며 한숨을 돌린 모습입니다. 다만 지난 4월부터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까지 부과됐던 10%의 기본관세에서 세율이 5%포인트(p) 높아진 데다, 이번 협상에서 철강·알루미늄의 품목별 관세 50%에 대한 논의가 없어 철강을 원자재로 쓰는 가전제품의 피해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에 가전업계는 해외 법인별 가전 생산량을 조절해 대응할 계획이지만, 줄었던 수요를 회복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란 관측입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최선을 다해 12.5%(상호관세)를 주장했지만 거기까지였다”며 “미국이 한국에 내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예고한 상호관세 25%는 15%로 낮아졌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에 예고됐던 25% 상호 관세에서 세율이 낮아지면서 가전업계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분위기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지금 부과하는 관세(10%)보다 5%가 더 늘었지만 25%의 관세 부과 위기에서 10%p 낮아진 걸로도 해석할 수 있어 현재 정부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최악의 상황은 피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상반기 가전 업체들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어왔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매출액 74조5663억원, 영업이익 4조676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0.67%, 영업이익은 55.23% 하락한 수치입니다. 이 가운데 TV와 가전제품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의 매출은 14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 60% 감소했습니다. 
 
LG전자의 미국 테네시 공장. (사진=연합뉴스)
 
앞서 LG전자도 지난 25일 2분기 매출 20조7352억원, 영업이익 6394억원의 실적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4%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46.6% 줄었습니다. 특히 TV 사업을 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 사업본부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수요 감소로 영업손실 191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한미 관세 협상으로 상호관세는 15%로 줄었지만, 50%의 철강 관세는 유지돼 제품 판매가 상승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김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관세 협상에서) 철강·알루미늄 품목 관세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양사는 관세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공장별 가전 생산량을 조절하는 ‘생산지 최적화’ 전략으로 대응할 계획입니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철강 관세 50%와 상호관세로 인한 제품 원가 상승으로 시장 가격의 불확실성 가중되고 있다”며 “상호관세가 발효되면 미국과 멕시코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각 지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관세와 인건비 등을 고려해 생산지 이전 효용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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