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 폭탄에 7월 대미 철강 수출 26% ‘뚝’
6월부터 철강관세 25→50% ‘영향’
407종 파생상품에도 ‘50%’ 우려↑
2025-08-24 12:08:03 2025-08-24 12:08:03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미국의 ‘관세 폭탄’ 등 영향으로 지난달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25%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욱이 미국이 수입 철강 제품에 부과하는 품목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린 데 이어 최근 50% 관세 대상을 파생상품 407종으로 확대하면서 철강 업계는 물론 수출 업계 전반으로 관세 타격이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야적장에 철강제품이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2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7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2억8341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억8255만달러)보다 25.9% 감소했습니다. 이 같은 감소 폭은 2023년 1월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입니다. 수출액 기준으로는 2021년 3월 이후 4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물량 기준으로 보면 7월 대미 철강 수출은 19만4000톤(t)으로 작년 동월과 비교해 24.3% 줄었습니다. 이 같은 수출량은 2023년 1월(17만4000t)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적습니다. 미 행정부는 지난 3월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품목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6월부터는 50%로 인상해 관세 장벽을 크게 높인 바 있습니다.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량은 올해 1월 21만8000t, 2월 24만3000t, 3월 24만9000t, 4월 24만8000t, 5월 25만2000t, 6월 24만5000t 등으로 관세 부과 이후에도 뚜렷한 감소세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7월 19만4000t으로 눈에 띄게 감소했습니다. 이는 1년6개월 만에 처음 20만t 아래로 떨어진 수치입니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철강 관세를 25% 부과한 데 이어 50%로 인상한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국내 철강 업계가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단가를 낮춰 수출 물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 단가는 2022년 t당 1915달러에서 2023년 1651달러, 2024년 1476달러로 매년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는데, 올해는 7월까지 1396달러로 더 낮아졌습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1269달러까지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한국산 철강이 미국 시장에서 설 자리가 더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감지됩니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를 추진하며 자사의 고급 판재 기술력과 US스틸의 현지 생산·유통망을 결합해 고율의 관세 장벽을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한국 철강 1·2위 업체인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루이지애나주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등 관세 대응에 나섰으나 상업 생산 개시 목표 시점이 2029년이어서 향후 4∼5년은 수출·관세 대응에 나서야 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미국이 50% 품목 관세 적용 범위를 407종의 파생상품으로 확대하면서 대미 수출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일관제철소란 제선·제강·압연 등 철강 생산의 세 가지 공정을 모두 갖춘 제철소를 말합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8일부터 냉장고, 변압기, 트랙터, 엘리베이터, 전선·케이블 등 철강·알루미늄이 들어가는 제품에 대해 철강·알루미늄 함량분에 대해 50% 관세를 매기고 있습니다. 이 함량을 제외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적용합니다. 다만, 이번 파생상품 관세 적용 확대는 상무부가 지난 5월 자국 업계의 파생상품 추가 신청을 대부분 반영한 것이어서 추후 추가 신청을 통해 50% 관세 대상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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