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도 치는 로봇개 ‘스팟’…현대차 기술력 어디까지
제네시스, PGA 대회중 영상 공개
4전 5기 끝에 홀인 성공해 ‘눈길’
산업 현장 벗어나 캐디 역할까지
2026-02-20 15:52:27 2026-02-20 15:59:19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로봇이 골프를 치는 시대가 왔습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사족 보행 로봇 ‘스팟’이 골프공을 홀에 넣거나 캐디처럼 공을 놓아주는 영상이 공개되며,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단순한 이색 이벤트 영상을 넘어 현대차가 산업용 로봇 기술을 일상과 스포츠 영역으로 확장하며 기술력을 대중적으로 각인시키려는 전략적 행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제네시스가 지난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영상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이 집게형 팔로 골프채를 들고 있는 모습.(사진=제네시스 SNS 캡처)
 
제네시스는 지난 18일(현지시각) 인스타그램  미국 공식 계정을 통해 스팟이 골프공을 홀에 넣는 영상을 게시했습니다. 영상 속에서 스팟은 주인의 지시를 받고 머리에 달린 센서와 카메라로 목표 지점을 인식한 뒤, 집게 형태의 팔을 뒤로 접어 공을 홀 주변으로 던집니다. 포물선을 그린 공은 굴러 홀 바로 옆까지 가지만 끝내 들어가지 않습니다. 주인의 탄식이 이어진 뒤 네번째 도전 만에 스팟이 던진 공은 홀에 들어갑니다. 주인이 환호하며 춤을 추자 스팟도 그 모습을 흉내내 다리와 엉덩이를 흔들며 ‘세리머리’를 합니다.
 
이 영상에 앞서 게시된 또 다른 영상에선 스팟이 골프공을 사람이 치기 쉽도록 바닥에 내려놓거나 ‘캐디백을 운반하는 등 ‘캐디’ 역할까지 수행하는 모습도 담겼습니다. 다른 영상에선 주인이 백스윙을 하고 있는 사이 놓여져 있는 공을 치우며 장난치거나, 골프 연습에 몰두하는 주인 몰래 모래 벙커에 골프공을 숨기는 모습도 나옵니다.
 
이 영상들은 기존 기계적인 산업용 로봇 이미지를 벗어나, 로봇을 인간의 친근하고 유쾌한 친구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SNS상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골프공을 홀에 넣는 영상은 게시 직후 조회수 17만회를 넘겼고, 좋아요 수도 2000건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제네시스가 지난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영상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이 4전 5기 끝에 홀인에 성공한 뒤 다리와 엉덩이를 좌우로 흔드는 듯한 동작으로 ‘세리머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네시스 SNS 캡처)
 
스팟은 원래 산업 현장을 점검하거나 위험 지역 탐사, 보안 순찰 등을 위해 개발된 로봇입니다. 현재 포스코를 비롯해 호주 천연가스 생산업체 우드사이드 에너지, 글로벌 식품 기업 카길 등에서 감지·검사·순찰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해체 작업에 투입되기도 했습니다.
 
산업에 특화된 로봇이 골프장이라는 전혀 다른 공간에 등장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번 콘텐츠를 단순한 재미 요소를 넘어선 ‘기술 시연형 마케팅’으로 보고 있습니다. 로봇이 산업용 기계라는 기존 인식을 넘어 스포츠·취미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 현장에서 주로 보던 로봇을 스포츠 영역으로 끌어들여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전략”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현대차는 최근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틀라스’의 공중제비 등 고난도 동작 시연 영상을 잇달아 공개하며 로봇 기술 홍보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기술 성숙도를 선보이며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리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됩니다.
 
이번 영상이 공개된 시점도 눈길을 끕니다. 콘텐츠는 현대차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토너먼트 대회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이 진행되는 기간에 맞춰 공개됐습니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은 1926년 창설된 ‘LA 오픈’을 전신으로 하는 유서 깊은 PGA 투어 대회로,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대회는 개장 100주년을 맞은 미국 캘리포니아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19일부터 22일(현지시각)까지 열립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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