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넥슨 산하 네오플 노동조합이 전면파업을 일시 중단하고 재정비에 나섭니다.
5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넥슨지회 네오플분회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까지 전면파업을 유지하고 8일부터 임시 복귀와 준법투쟁을 시작합니다. 정시 출퇴근만 하고 시간 외 근로를 거부하는 식입니다.
조정우 네오플 분회장(사진 가운데)이 8월12일 넥슨 코리아 앞에서 열린 '네오플분회 파업투쟁 승리를 위한 화섬식품노조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보상금 지급 평행선
전면파업 철회 이유는 '장기 쟁의 준비'입니다. 네오플분회는 "9월 내에 파업에 재돌입할 예정"이라며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회사를 상대로 조합원 모두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쟁의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향후 교섭에서는 단기적 보상 요구가 아니라, 모든 직원이 공정하게 성과를 나눌 수 있는 초과이익분배금(PS) 제도화 또는 그에 준하는 제도적 보상 체계를 핵심 과제로 삼겠다"며 "연말과 내년 교섭까지 이어질 수 있는 장기 투쟁을 대비하며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노조는 인센티브제인 'GI(신규 개발 성과급)' 개선과 PS 4% 지급, 노동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7월7일 전면파업을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네오플 영업이익 약 9824억원 가운데 약 393억원을 전 직원(비조합원 포함)에게 성과별로 분배해달라는 겁니다. 사측은 이미 성과급을 충분히 줬다고 맞섰습니다.
3분기 내내 대치해온 노사는 이달 4일 4차 교섭에서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노조는 3차 교섭부터 PS를 기존 4%에서 2%로 낮춰 제안했습니다.
4차 교섭 때는 사측이 제안한 스팟 보너스에 대한 얘기가 오갔는데요. 조정우 네오플분회장은 "스팟 보너스는 일부 라이브 서비스 담당 조합원에게 지급되는 보상 구조"라며 "전 직원이 받을 수 있는 보상을 제안했지만 회사가 거부해 교섭이 중단됐다"고 말했습니다.
네오플 관계자는 "노조가 4일 교섭에서 수정안을 내지도 않았고, 회사가 제시한 스팟보너스 수정안에 또다시 PS와 동일한 성격의 조건을 달아 진전 없이 대화가 마무리됐다"고 답했습니다.
조합원 출근율은 오르고 있습니다. 8월 중순 이후 네오플 전체 출근율은 약 70%이고 지난주부터는 조합원 출근율이 55%를 넘겼습니다. 조합원의 실제 파업 참여율은 40%대인 셈입니다.
이를 두고 게임업계 일각에선 노조의 파업 동력이 떨어졌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던전앤파이터' 20주년 행사 취소로 유저의 지지를 잃고 4차 교섭까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며 조합원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겁니다.
조 분회장은 출근율 상승에 대해 "이미 지난주 간담회 형식의 총회를 열어 조합원들에게 전면파업 중단을 공지한 결과 출근 인원이 점차 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6월26일 네오플 노조가 제주 본사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네오플분회)
노조 전임자 대출 논의
노조는 파업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노조 전임자 임금 지원에 나섰습니다. 노조는 "전임자의 경우 전면파업 계획을 밝힌 6월부터 급여 지급이 안 되고 있다"며 "민주노총 화섬노조의 쟁의 지원금을 단기 대출 받는 식"이라고 밝혔습니다.
노조 전임자 단기 대출은 네오플 분회 대의원 회의에서 통과됐습니다. 대출금 상환 등 구체적인 방법은 10월 열리는 넥슨 지회 전체 대의원대회에서 결정됩니다.
사측은 노조와 함께 대안을 찾겠다는 입장입니다. 네오플 관계자는 "회사로 복귀한 기간에는 유저들에게 안정적인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모두 함께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향후 교섭에서도 건설적인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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