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세계 첫 HBM4 양산체제 구축…“AI 성능 69% 향상”
시장 선도 자신감…‘엔비디아 협상 유리할 것’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신속한 시장 진입 목표
2025-09-12 13:00:58 2025-09-12 15:51:43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SK하이닉스가 초고성능 인공지능(AI)용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신제품인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까지 구축했습니다.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 등 경쟁자들의 부상에도 ‘HBM 시장 세계 1위’ 자리를 수성한 것입니다. 아직 엔비디아와의 협상이 남은 상황이지만, 경쟁사보다 일찍 생산 체계를 갖추면서 협상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입니다. 
SK하이닉스의 HBM4 이미지. (사진=SK하이닉스)
 
12일 SK하이닉스는 “새로운 AI 시대를 견인하게 될 HBM4 개발에 성공하고 이 기술적 성과를 기반으로 세계 최초의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며 “이를 통해 당사의 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HBM4는 이전 세대 제품보다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게 특징입니다. 전 세대보다 데이터 전송 통로(I/O)를 2배 이상 늘려 대역폭을 2배로 확대했으며, 전력 효율도 40% 이상 향상시켰습니다.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소모량 감축이라는 AI 업계의 난제를 모두 해결한 것입니다. 
 
최근 AI 수요와 데이터 처리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더 빠른 시스템 속도를 구현하기 위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센터 운영 부담이 더해져 메모리의 전력 효율 확보가 고객들의 핵심 요구 사항으로 부상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향상된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갖춘 HBM4가 이 같은 요구를 해결하는 최적의 설루션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제품을 고객 시스템에 도입할 경우 AI 서비스 성능을 최대 69%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데이터 병목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입니다. SK하이닉스는 이 제품에 10Gbps(초당 10기가비트) 이상의 동작 속도를 구현해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 JEDEC의 HBM4 표준 동작 속도인 8Gbps를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HBM은 1세대 HBM을 시작으로 2세대 HBM2, 3세대 HBM2E, 4세대 HBM3, 5세대 HBM3E, 6세대HBM4 순으로 개발됐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4월 방미 일정 중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최태원 SK그룹 회장 SNS)
 
조주환 SK하이닉스 부사장(HBM개발 담당)은 “HBM4 개발 완료는 업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 에너지 효율, 신뢰성을 모두 충족하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해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신속한 시장 진입을 실현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사장(CMO)은 “이번에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 구축을 공식 발표한 HBM4는 AI 인프라의 한계를 뛰어넘는 상징적인 전환점으로 AI 시대 기술 난제를 해결할 핵심 제품”이라며 “당사는 AI 시대가 요구하는 최고 품질과 다양한 성능의 메모리를 적시에 공급하여 풀 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이번 발표에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서의 자신감도 읽힙니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보통 양산 체계를 갖췄다고 함부로 밝히지 않는데 이렇게 나온 건, ‘HBM 시장을 우리가 리드하겠다’는 포부를 모두에게 밝힌 것”이라며 “경쟁사에게는 ‘HBM에서 선두는 우리’라고 과시하는 것이고, 고객사에는 ‘양산 준비를 모두 마쳤으니 우리 제품을 가져다 쓰라’고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