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한국 기업들의 인도 시장 공략이 가속화하면서 ‘메이드 인 인디아’에도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도 공장 투자를 확대하며, 단순한 시장 진출을 넘어 해외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삼는 모습입니다. 미중 무역 갈등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사우스’ 요충지로서 잠재력이 부각되는 만큼, 인도 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LG전자. (사진=뉴시스)
국내 전자업계들의 인도에 대한 러브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10일 외신에 따르면 LG전자는 일부 설비의 현지 생산을 추진하며, LG그룹은 인도 노이다에 100억루피(약 16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생산 중심에서 나아가 현지에서의 제품 개발 역량까지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LG전자의 인도 투자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지난 5월에는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에 6억달러(약 8400억원)을 들여 기존 노이다·푸네 공장에 이은 세 번째 가전 공장 착공에 나섰으며, 지난달에는 LG전자 인도법인을 현지 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해 인도에서 ‘국민 기업’이 되겠다고 천명하기도 했습니다.
LG그룹의 대인도 정책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인도 가전시장에서 매출과 점유율 모두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LG생산기술원이 인도 애플 제조 공장에 아이폰17 제조를 위한 생산 장비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인도 시장과 애플 모두를 공략하고 있는 것입니다.
삼성전자.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역시 주요 제품군의 생산을 인도에 맡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전장 사업 계열사인 하만이 푸네 공장에 600억원을 들여 증설을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2014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총 6700만달러(약 900억원)를 지속 투자해 제조 역량을 확충하면서, 삼성 전장 사업의 중심지로 키우는 모양새입니다.
모바일과 가전 분야에서도 인도는 삼성전자의 허브 역할을 도맡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노이다 공장은 스마트폰 업계 최대 규모 공장 중 한 곳으로, 지난 2007년부터 모바일 제품 생산을 시작한 뒤 2018년에는 삼성 스마트폰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발돋움했습니다.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첸나이 공장에는 올해 17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결정하고 생산 역량 확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의 인도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는 것은 대외 환경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미중 갈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인도 정부가 제조업 강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인도 시장 투자 문턱이 대폭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14억이라는 세계 최대 수준의 인구와 성장 잠재력이 있는 만큼, 전자업계의 인도 시장 개척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인적 자원이 정말 많고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높지만 가전제품 보급률은 상대적으로 낮다”며 “인도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기업들도 계속 인도로 가는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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