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53~61%로 강화하고 한국형 탄소 크레딧 시장 활성화, 국제 탄소 시장 진출 지원, 기후 기술 투자 확대, 녹색금융 활성화를 주요 과제로 명시하고 있다.
경상북도에 본사를 둔 기후테크 기업 '베리워즈'는 이러한 정책 방향을 실제 사업으로 구현한 사례다. 기후테크, 이차전지 및 순환 생태계, 국제 탄소 감축, 중벤스의 개도국 진출 및 국내 산업 동반성장, 외교통상적 위상 강화, 지방 기업 우대, 국민 참여형 투자 등 정부가 제시한 9개 핵심 키워드를 하나의 사업모델로 결합, 즉 일석구조(一石九鳥) 사업을 했다고 한다.
베리워즈는 기후변화 대응 컨설팅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탄소중립을 둘러싼 정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제도와 담론 차원의 접근만으로는 실질적 감축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한계에 직면했다. 이에 일상생활 속에서 탄소 감축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시장 기반 모델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탄소배출권을 핵심 수익원으로 하는 전기 오토바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베리워즈는 2019년부터 캄보디아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캄보디아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민간금융권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 시장이었다. 베리워즈는 이런 제약 속에서 정부 협력 사업에 도전했고 한국에너지공단,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지원 사업과 산업부 국제감축사업(ITMO)의 수행 주체로 경쟁을 통해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기반으로 베리워즈는 캄보디아 현지에 조립 공장과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온실가스 모니터링 플랫폼을 조성했다. 여기에 자체 투자를 더해 양산 체계와 판매망을 완성했다. 정부 지원과 민간투자를 합쳐 약 130억원 규모의 자금이 단계적으로 집행됐다. 그 결과 2025년, 베리워즈는 대한민국 최초로 파리협정 제6.2조에 따른 국제감축사업 승인을 획득했다.
현재 베리워즈는 국내 이차전지 기업과 부품 협력업체의 해외 수출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경상북도 지역의 자동차 2·3차 협력업체들이 베리워즈를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한 캄보디아 사업을 모범 케이스로 하여 라오스, 베트남,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는 한국 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설정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했다.
금융 모델 혁신도 주목할 만하다. 베리워즈는 탄소배출권 디지털 자산화를 통해 STO(증권형 토큰) 방식으로 증권화해 일반 국민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 중이다.
박민수 베리워즈 부사장(오른쪽)이 2025년 7월25일 개최된 '2025 ICT기금 넥스트 어워즈'에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상을 수상했다. (사진=베리워즈)
그런데 최근 캄보디아 국경 분쟁과 온라인 금융 스캠 범죄 등 베리워즈와 직접 관련 없는 외생적 요인들로 인해 한국의 시중 금융권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었다. 현장에서 축적된 구체적 성과와 프로젝트 단위의 개별 평가는 반영되지 못하고 있고, 일시적인 컨트리 리스크만이 눈을 가리고 있어 결과적으로 사업 확장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 집행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국제 탄소 시장 진출을 강조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이미 성과를 낸 기업조차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2. 문제점
'K-정책금융연구소 담·정 일치 옴부즈만 전문가 그룹'이 13개항 분석 및 평가 기준으로 살펴봤다.
1) 현장의 소리를 반영했는가?
베리워즈는 현지 정부 승인, 실제 생산·운영 실적, ITMO 인증 등 신뢰할 수 있는 현장 데이터를 이미 축적하고 있다. 그러나 평가 과정에서는 이러한 구체적 성과보다 '컨트리 리스크'라는 포괄적 우려가 더 크게 작동하면서 온라인 스캠·국경 분쟁 등 해당 기업과 무관한 요인이 일괄 적용되고 있다. 이는 프로젝트 단위 성과와 리스크를 구분하지 않은 채 추상적 위험을 과도하게 일반화한 전형적 사례이다.
2) 혁신 기술을 구현했는가?
탄소배출권 선판매를 통한 인프라 구축, 가격경쟁력 확보, 시장 선점이라는 혁신적인 탄소중립 생태계 구축 사업모델을 실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금융·플랫폼·제도를 결합한 실행형 생태계 혁신은 '혁신 모델'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3)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
베리워즈는 국제감축 실적을 통해 국가 NDC 이행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관련 국내 산업의 동반 수출, 산업계 감축 비용 절감, 기후외교 신뢰도 제고 등 다층적 국익 효과를 동시에 창출하고 있다.
4) 글로벌 확장성이 있는가?
국제감축사업을 활용한 탄소중립 산업 생태계 모델은 ITMO라는 국제 공통 프레임을 활용해 다수 개도국에 확장 가능한 구조이다. 특히 일본·EU 등이 제한된 국제 감축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이미 승인·실증된 국내 모델을 전략적으로 확산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중대한 기회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025년 11월 발표한 미국 국가안보전략 아시아 지역에 관해서 경제를 궁극적 이해관계로 강조하면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남중국해 해상 안보를 강조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캄보디아 등 인도차이나 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더없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의 동참을 독려하고 있다. 이런 정황에서 국제감축사업은 비군사적 억지력으로서 대단히 훌륭한 아이템이며 베리워즈 같은 기업은 지원·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지방 기업 우대 원칙을 묵살하고 있지는 않는가?
베리워즈는 경상북도에 본사를 두고 지역 자동차 2·3차 협력업체의 해외 진출 통로를 제공함으로써 지방 제조 생태계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성장펀드는 '지역 40% 이상 지원'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10대 첨단전략산업 분야에 국제 탄소 감축을 포함하지 않아 지방 기후테크 기업이 제도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6) 기술 선도보다는 자본력과 재무제표를 우선 평가하지는 않는가?
국제감축사업의 핵심 경쟁력은 현지 네트워크, 신뢰, 운영 역량 등 무형자산이다. 그러나 평가 기준은 여전히 과거 재무제표와 담보 여력에 과도하게 의존한다. 이는 기술 선도기업의 정책·민간 금융 접근을 차단하는 구조로 작동한다.
7) 재벌·대기업의 횡포는 없었는가?
정책적 제도적 불확실성 속에서는 사업 개발 리스크는 중벤스에 집중되는 반면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은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된 이후 참여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제감축사업 개발사업자는 정책 변경, 감축 실적 이전 실패, 환율 변동 등 대부분의 리스크를 떠안고 수익의 상당 부분은 후발 대형 플레이어에게 귀속될 가능성이 크다.
8) '모두의, 공정한' 성장전략에 어긋나지는 않은가?
국내 최초 ITMO 승인 기업이 자금 문제로 좌초 위기에 놓인 현실은 '모두의·공정한' 성장전략이 현장에서 구현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9) 공공부문의 자금공급 및 입찰 등에서 정부부처 전략과 산하기관의 현장 정책 간 불일치는 없는가?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은 "한국형 탄소 크레딧 활성화, 국제 탄소 시장 진출 지원, 기후 기술 투자 확대, 고탄소 제조 기업 탄소 감축 활동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확대"를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성장펀드 첨단전략산업 분야에서 국제 탄소 감축이 제외되었고, 관련 부처는 국제감축을 온실가스 감축의 '보조 수단' 정도로만 다루고 있어서 금융당국은 탄소배출권 연계 금융상품 개발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여러 부처에 국제감축 기능이 분산되어 있어서 책임 부처가 불명확하다.
10) 공공부문의 자금 공급 및 입찰 등에서 공급기관의 자의적 권한 오남용은 없는가?
개도국의 제도·정치 변수에 대한 탄력적 대응 체계 없이 국내 보조금 집행 규범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국제감축사업 수행을 제약하는 관행이 존재한다. '개도국 시장의 불확실성'이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개별 프로젝트의 실질 성과를 무시하는 것은 사실상 공급기관의 자의적 판단이 구조화된 결과다.
11) 공공부문의 자금 공급 및 입찰 등에서 중벤스 상호 간 불공정·불합리·반공익적 행위는 없는가?
국제탄소감축·기후테크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중벤스 간 공정한 경쟁·협력을 보장할 가이드라인 부재가 잠재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 왜곡과 부실 프로젝트 확산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윤리·공정 경쟁 기준을 선제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12) 인허가 관련하여 핀테크 혁신벤처 우대, 이해관계 충돌 등을 간과하지는 않았는가?
베리워즈가 추진 중인 STO 기반 탄소배출권 증권화는 국제감축 실적을 디지털 자산화해 국민 참여를 확장하려는 혁신금융 모델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를 혁신금융이 아닌 '규제 대상' 관점에서만 접근하고 있으며 자발적 탄소 시장 거래소 신설 논의와 실제 프로젝트 사업자 간 연계 방안도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13) 정부부처에서 발표한 내용과 현장에서의 정책 툴(tool)은 수요자 입장에서 갈피를 못 잡는 상황은 없는가?
'123대 국정 과제'의 40번(지속가능 미래를 위한 탄소중립 실현), 41번(탄소중립을 위한 경제구조 개혁)과 46번(진짜 성장을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국민성장펀드 조성)에서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2035년 NDC 목표 달성 및 탄소중립·기후테크 경제성장 등 선도국 도약을 위해서 법률과 제도·전환금융·국민참여·국제감축 공적개발원조(ODA) 등 온갖 좋은 아이템들이 즐비하게 나열되어 있다.
또한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초혁신경제 중 녹색 대전환 파트→한국형 탄소 크레딧 활성화 등 온실가스 감축 및 녹색금융 확대'에는 '온실가스 감축; 탄소 크레딧 거래 시장 조성·국제 탄소 시장 진출 지원·탄소국경세(CBAM) 기반 구축' 등이 명시되어 있고, '자금 공급 촉진; 녹색국채·전환금융·ESG금융 강화 등 정책금융 지원 확대'가 명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명시적 정책 vs 현장에서 외화(外化)되는 집행 툴(tool) 사이에는 엇박자가 너무나 심각하여 어디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엄두를 못 내고 있다.
3. 평가
베리워즈의 사례는 특정 기업의 자금조달 문제가 아니라 정부 담론과 현장 정책 간 구조적 불일치를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라고 보여진다.
국제감축사업은 단순한 온실가스 감축 수단이 아니라 중벤스 해외 진출, 국가 감축 목표 달성, 국내 산업 동반 성장, 기후 외교 강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전략적 돌파구라는 점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일본·EU·싱가포르 등이 국제감축 시장을 선점하려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상황에서 국내 최초로 ITMO 승인을 받은 기업조차 제때 지원하지 못한다면 이는 한 기업의 실패를 넘어 글로벌 성장전략을 놓친다는 것도 상당 부분 인정이 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민간의 역동성과 창의성,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력, 글로벌 시장에서의 당당한 경쟁'은 베리워즈와 같은 기업을 통해서 실현되어야 될 것이다. 더욱이 '대한민국의 글로벌 기후테크 기업들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출발점이 되는 최초의 성과를 시현한 기업이 좌초 위기에 처해 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그래서 담론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게끔 섬세하고 정교한 실행력이 보완되어야 하는데 인공지능(AI) 등 초혁신 첨단선도산업에 명료하게 못 끼거나 경계선에 있는 업종은 '수뇌부에서 지침(指針)을 내려야 한다'는 권고를 하는 바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25년 8월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재명정부는 한국형 탄소 크레딧 활성화 등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가속화하고, 저탄소·고부가 산업 전환으로 주력 산업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사진=뉴시스)
4. 대책
1) 당장
- 산업경쟁력강화장관회의 소집을 통한 국제감축사업의 전략적 위상 재정립
- 개도국 국가 리스크에 노출된 국제감축사업 기업 대상 맞춤형 금융지원 프로그램 마련
- 국민성장펀드 및 정책금융협의회를 통한 자금 공급 지침 하달
2) 6개월 이내
- 국민성장펀드 및 정책금융 내 국제감축 특화 금융상품 도입
- 국제감축사업 탄소배출권의 국내 활용 경로 명확화
- 부처 간 분산된 국제감축사업 추진 체계의 통합 조정
- 펀드·금융기관을 통한 탄소배출권 매입 구조 확립
- 지역 40% 지원 원칙과 연계한 지방 기후테크 기업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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