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할꼬 '이혜훈'…'내란' 사과하니 '폭언'
"정말 널 죽였으면 좋겠다"…인격 모독 폭언
내란 사과 하루 만에…'폭언' 공개
내란 옹호에 갑질까지…민주당, 방어 '난색'
2026-01-01 16:35:43 2026-01-02 11:23:41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내란 옹호 발언 사과 하루 만에 '갑질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이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자신의 인턴 직원을 향해 인격 모독 수준의 폭언을 퍼붓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된 겁니다. 민주당이 김병기 전 원내대표 사퇴 건으로 홍역을 치른 직후라 상황은 더욱 엄중해졌습니다. 추가 의혹이 이어질 경우 중도 낙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내란 청산의 의지가 있냐며 정체성 문제까지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인사청문회까지 살얼음판이 예상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내가 정말 널 죽였으면 좋겠다"…인청 벼르는 국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혜훈 장관 후보자로부터 전화가 왔다"라며 "거듭 사과하고 통렬한 반성을 하며 일로써 국민과 이재명 대통령께 보답하겠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31일 <TV조선>이 보도한 갑질 의혹에 이 후보자가 '간접적으로 사과 입장'을 전한 것입니다.
 
해당 매체는 지난 2017년 당시 바른정당 의원이던 이 후보자가 의원실 인턴 직원에서 폭언을 퍼붓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녹취록에는 "도대체 몇 번을 더 해야 알아듣니? 너 대한민국 말 못 알아들어?", "네 머리에는 그게 이해가 되니? 너 뭐 아이큐 한 자리야?" 등의 폭언과 고성이 담겼습니다. 자신이 이름이 언급된 기사를 늦게 보고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특히 "내가 정말 널 죽였으면 좋겠다", "입이라고 그렇게 터졌다고 네 마음대로 지껄이고 떠들어?" 등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직원은 폭언을 듣고 보름 만에 의원실을 관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의힘은 이 폭로를 토대로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벼르는 모습입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이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뒤 3시간 만에 이 후보자를 제명했습니다. 이어 '배신자'로 규정하고 인사청문회에서의 송곳 검증을 예고했습니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같은 날 <SBS> '김태현의 뉴스쇼'에 출연해 보좌진에 대한 이 후보자의 폭언 등 갑질 의혹에 대해 "익히 듣고 있었던 얘기들이라 놀랄 것은 없었다"며 "의원의 인성과 자질, 품성이 다 드러나기 때문에 숨길 수 없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지명 철회되거나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엔 "여론의 상황을 봐야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렵다고 본다"고 답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30일 전북 김제시 새만금33센터에서 현장 정책간담회를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통령도 국민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했는데, 이미 여러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후보자가 그간 행동과 말로 한 것들이 있다"며 "청문회 과정에서 그것들에 대해 어떻게 해명하고 국민을 설득할지 검증하겠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내란 옹호 발언에 사과를 한 지 하루 만에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연합뉴스)
 
여 내부선 "정체성 비호 어렵다"…'낙마 불가피' 기류도
 
이 후보자는 지명 당시부터 '내란 옹호' 이력으로 여권으로부터도 뭇매를 맞았습니다. 지난해 2월 윤석열 탄핵 반대 당협위원장 모임에 참석한 이 후보자는 "불법 탄핵을 중단하고 대통령을 석방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윤석열씨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곽상언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혜훈 전 의원을 대통령 인사권 행사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 어떤 정치적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적었습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도 지명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 외치고 윤석열의 내란을 지지했던 국민의힘 이혜훈 (전) 국회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에 앉히는 인사, 정부 곳간의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의 파기"라며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발했습니다.
 
그러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내란과 관련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라고 이 후보자를 압박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하루 뒤인 지난달 30일 "당파성에 매몰돼 사안의 본질을 놓쳤다"라며 공개 사과를 표했습니다. 이로써 고비를 넘긴 듯 보였지만 사과 하루 만에 폭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된 것입니다.
 
여권에선 최근 김병기 전 민주당 원내대표 비위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만큼 방어가 어렵다는 기류가 감지됩니다. 추가 의혹이 발생할 경우 낙마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인사청문회에서 세게 나가지 않겠나"라면서 "정체성과 관련된 부분은 확실히 비호하긴 어려울 것 같다. 도덕성은 (이 후보자) 소명을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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