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처벌 부담 덜었는데…대·중소기업 온도차
재계 “경영 활력 제고 기대” 환영
배임죄 등 규제완화 속도감 필요
과징금 중기 부담에 경감 요구도
2026-01-01 16:07:18 2026-01-01 16:14:08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정부와 여당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켰던 경제형벌 체계를 손질하기로 하면서 기업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징역형’ 중심 처벌에서 벗어나 ‘과징금’ 등 행정 제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며 형사처벌에 대한 부담은 줄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오히려 또 다른 ‘족쇄’가 될 수 있어섭니다.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을지로 마천루 전경. (사진=뉴시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정은 올해 1분기 중 ‘2차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에 대한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3차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도 조속히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번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은 기업의 중대 위법행위에 대해 형벌 대신 과징금 등 금전적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이에 대해 경제계는 전반적으로 환영의 입장을 내놨습니다. 경제 5단체는 과도한 형벌이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고 외국인 투자를 저해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개편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통상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경우 수사와 재판을 거쳐 확정될 때까지 6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점에서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컸던 까닭입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이번 조치는 중대 위법행위에 대해 금전적 제재로 실효성을 높이되 단순 행정 의무 위반 등은 과태료로 전환해 과도한 형사처벌의 불안을 완화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했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다만 기업별 재무 규모 차이가 큰 만큼 경영 환경 특수성 등을 따져 과징금 부과 체계를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재계 관계자는 “정상적인 기업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정부의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과징금 상한을 5배에서 10배까지 대폭 인상한 것은 중소·중견기업에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인신 구속의 위험은 줄었지만,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달할 수 있는 과징금이 오히려 중소, 중견기업의 존폐를 결정지을 수 있는 ‘사형 선고’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기중앙회 측은 성명을 통해 “경미한 실수에 따른 의무 위반에 대한 형벌이 대폭 완화돼 민생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정부가 3차 과제 발굴을 예고한 만큼, 중소기업계가 제안하는 경제형벌 규제 개선 과제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와 함께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전체 형벌 조항이 6000여개에 달한다는 점에서 속도감 있는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존재합니다. 지난해 입법 계획이었던 상법·형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 폐지 등은 포함되지 않은 데다 남은 형벌 조항도 산적한 까닭입니다.
 
지난해 대한상의가 발표한 ‘차등규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 관련 12개 법안에만 343개의 기업별 차등 규제가 있고 경제형벌 관련 조항은 6000개에 달하는 실정입니다. 앞서 정부는 1년 내 경제형벌 규정 30% 정비를 목표로 110개 경제형벌을 1차 개선 대상으로 선정한 상태입니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지난 1차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 발표 이후 이번에 더 확대된 내용으로 2차 방안이 발표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정부와 여당이 당초 밝힌 형벌 조항 1년 내 30% 개선을 차질 없이 달성하기 위해 지금보다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정희철 한국무역협회 무역진흥본부장은 “사업주 형사 리스크 완화 조치는 기업의 법적 불확실성을 줄이고, 책임경영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방안이 실효성 있는 입법으로 이어짐과 동시에 배임죄 개선 등 남은 과제들도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보완되길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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