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대형기 TF 구성…‘확장 전략’ vs ‘엑시트 포석’
성장 이뤘지만 수백억원 적자 지속
시드니 도전 티웨이…수익성 ‘숙제’
2026-01-05 14:56:38 2026-01-05 14:56:38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최대 주주인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대형기 도입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면서 그 배경을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외형 성장세는 뚜렷하지만, 수백억원대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형기를 도입할 경우 고정비용 증가는 불가피합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의 대형기 도입이 중·장기 성장 전략이라기보다 향후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염두에 둔 사전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이스타항공 B737-8. (사진=이스타항공)
 
5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9월 B787 등 대형 항공기 도입을 검토하기 위해 사내 TF를 구성했습니다. 이후 지난달 초에는 보잉 측과 접촉해 대형기 수급 상황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에서는 소비자 편익 확대나 장거리 수익 창출보다는 사모펀드의 엑시트 시점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스타는 최근 몇 년간 외형 성장은 빠르게 이어오고 있으나 수익성은 여전히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스타항공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매출은 1467억원에서 2024년 4612억원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고, 지난해 매출은 63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익성은 개선은 더딥니다. 2023년과 2024년 순손실은 각각 537억원, 254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고, 지난해 연간 순손실도 200억원 안팎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적자 기조가 이어지는 재무 구조를 감안하면, 대형기 도입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더욱이 국적사 LCC 가운데서 단일 기재가 아닌 중·단거리와 대형기를 혼용해 운용하는 항공사 중 이익을 내는 항공사는 찾기 힘듭니다. 다양한 기재를 운용하면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하지만 기재 리스료, 정비비, 조종사 전환 훈련 등 투자 비용이 막대한 데다, 고정적인 상용수요가 없는 경우 대형기 운용에 따른 손익분기점 달성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구조적 한계는 티웨이항공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티웨이는 지난 2024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을 시작으로 장거리 취항에 나섰지만, 장거리에서 지금까지 순이익을 낸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스타항공은 대형기 도입 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호주 시드니 노선에 우선 취항한다는 구상입니다. 하지만 해당 노선엔 통합 대한항공, 에어프레미아, 티웨이항공이 취항 중인 데다, 신생 항공사인 파라타항공 역시 점찍은 노선이어서 뚜렷한 차별화를 갖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인허가 절차도 남았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의 대형기 기재 도입이나 향후 취항 노선 계획 등이 담긴 자료는 접수되지 않았다”며 “향후 신청이 이뤄질 경우에도 인허가는 관련 법과 절차에 따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VIG파트너스가 실적 외형을 키운 뒤 성장 스토리를 부각해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일 가능성에 무게를 둡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기 도입 검토 자체가 시장에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긴 하다”며 “다만 재무 여력과 대내외적 요소에 따라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항공 업황을 고려하면 실제 기재 도입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