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제주에 정착한 캐나다 교포 출신의 미술치료사이자 생태예술가 정은혜 작가가 신작 에세이 『너의 좋은 날을 살아봐』를 펴냈습니다. 부모님을 따라 이민 간 캐나다에서 혼자만의 동굴을 종종 찾았던 작가는 이제 제주의 숲과 바다를 자주 찾습니다. 이번 신간은 정 작가가 이리저리 좌충우돌하며 삶의 문턱을 넘어온 '아무것도 아닌 동시에 우주적인' 경험과 깨달음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정은혜 작가의 『너의 좋은 날을 살아봐』. (사진=아라의정원)
정 작가는 우리가 바라는 행복에 대해서 의문을 던집니다. 한국이 '헬조선'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정말 그렇게 불행한 나라일까 반문합니다. 작가는 이 궁금증을 안고 유엔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행복보고서'를 들여다봤다고 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1위인 핀란드는 7.741점, 2위인 덴마크는 7.583점, 3위인 아이슬란드는 7.525점, 10위인 호주는 7.057점이었습니다.
한국은 52위로 6.058점이었습니다. 행복한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행복도가 7점대로, '헬조선'에 살고 있다는 우리와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작가는 "어쩌면 존재하지도 않는 10의 행복을 갈망하고 유예할수록 우리의 삶은 좋지 않은 날로 채워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신간은 '오늘, 지금, 여기'에서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좋은 날을 만들어가는 사려 깊은 지혜로 가득합니다. 지금 불안 속에서 헤매는 독자라면 막막하고 답답했던 이 순간이 ‘좋은 날’의 시작이 될 수 있는 기회라는 걸 알 수 있게 될지 모릅니다.
정 작가는 곶자왈 숲이 있는 제주 중산간 마을에 뿌리내린 2010년부터 사람들을 숲과 바다로 초대해 창조성을 펼치는 수업과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숲과 바다가 모두 그의 치료실인 셈입니다. 숲에 들어가 나무 뿌리 사이에 눕기, 혐오하는 벌레를 그리거나 인형으로 만들기, 코바늘 뜨개로 산호를 만들고 여럿이 만든 조각들을 이은 산호군락뜨개 작품 전시하기 등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예술로 마음을 돌보는 미술치료사, 위태로운 자연의 이야기를 전하는 생태예술가인 작가의 경험을 신간 『너의 좋은 날을 살아봐』로 같이 하다 보면, 오늘을 '나의 좋은 날'로 만들어갈 수 있는 감각을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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