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IT 서비스 기업들이 글로벌 '피지컬 인공지능(AI)' 시장에서 본격적인 산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로드맵 수립에 나섰습니다. 최근 폐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인 'CES 2026'에선 중국을 필두로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진일보한 피지컬 AI 기술을 선보였고, 이를 활용한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습니다.
피지컬 AI란 로봇, 자율주행차, 스마트 공장 등 물리적인 객체에 AI가 접목된 기술을 말합니다. AI 활용 범위가 일상에서 산업 현장까지 전면적으로 확대되면서 피지컬 AI 기술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기반한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숙련된 공정 과정이 많아, 피지컬 AI 기술을 검증하고 고도화할 수 있는 최적의 시장으로 꼽힙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기존의 강점을 갖춘 산업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입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IT 서비스 기업들은 올해를 피지컬 AI 원년으로 삼고, 소프트웨어 기반의 AI를 넘어 사업 영토를 확장할 피지컬 AI 로드맵과 자사 제조 역량을 접목하는 전략들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LG CNS는 제조와 물류를 중심으로 다년간 축적해온 현장 경험과 AI 역량을 통해 로봇을 '현장에서 실제 일을 잘하는 존재'로 구현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LG CNS가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기업 고객 초청 행사 'AX 페어 2025'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LG CNS 피지컬 AI 전략의 핵심은 개별 로봇이 아니라 현장의 서로 다른 로봇들이 한 팀처럼 움직이도록 전체 시스템을 설계·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각 로봇이 산업 현장의 특성에 맞게 작동하고, 이를 서로 연결해 유기적으로 협업하도록 만드는 겁니다. 이를 위해 로봇 트레이닝과 테스트, 검증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 로봇이 현장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 구축도 준비 중입니다. 이를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과 작업 조건에서도 로봇이 스스로 적응하며 정교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고도화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신균 LG CN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현지시간) 'CES 2026'에서 "로봇 하드웨어에 회사가 보유한 다양한 산업 현장 데이터를 적용하면서 실제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며 "현장에 투입된 로봇을 학습시키고, 일을 잘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며 재학습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런 역할이 로봇의 현장 투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롯데이노베이트 역시 범용 피지컬 AI 기반의 RaaS(Robot as a Service) 상용화를 목표로, RaaS를 통해 그룹사에 핵심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미 지난해 8월 피지컬 AI·로봇 관련 전담 조직을 신설했고, 사업화와 연구 조직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AI 기술이 집약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해 롯데그룹 내 다양한 현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실시간으로 로봇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로봇 관제 플랫폼도 구축했습니다.
현재 AI 기술력은 소수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압도적인 반면,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 물리적인 객체에 AI를 접목하는 피지컬 AI 분야는 아직까지 절대 강자가 없다는 게 업계 진단입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은 제조업 기반이 약하고, 중국은 미국과의 기술 패권으로 해외 진출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한국은 제조업 분야가 강하고 피지컬 AI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선다면, 이를 바탕으로 AI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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