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담·정 일치 옴부즈만 운동 '제5호' ESS 산업, 기술발전이 아닌 제도가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
2026-01-28 09:54:15 2026-01-28 09:54:15
1. 현황
 
이재명 대통령과 대한민국 정부의 에너지전환 및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관련 '담론 대전환' 메시지를 종합해 보면 정책 방향성은 매우 분명하다.
 
2025년 6월5일 에너지전환 전략 보고회에서 대통령은 "재생에너지 확대의 핵심 인프라인 ESS는 기술 혁신과 산업 생태계를 함께 키워야 한다. 대기업 중심의 단일 구조에서 벗어나 중소·벤처, 지역 기업이 참여하는 개방형 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2025년 9월16일 대한민국 정부 이름으로 발표된 이재명 정부 123개 국정과제 29번(신성장동력, E:기후테크), 30번(주력산업 혁신,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38번(에너지고속도로, ESS 산업 활성화 및 계통안정화), 46번(국민성장펀드, 기후금융 공급확대) 등은 국정목표인 '세계를 이끄는 혁신경제'의 중점 내용으로 강조되고 있다.
 
이어 2025년 9월18일 산업·에너지 혁신 기업 간담회에서 대통령은 "ESS는 단순한 설비 산업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운영 기술이 결합된 첨단 산업이다. 기술력 있는 기업이 규모와 자본에 관계없이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2월1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기상청)·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뿐만 아니라 2026년 1월1일 신년사에서는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일부 자본 중심 산업만 성장하는 구조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 ESS를 포함한 미래 에너지 산업에서 중소·벤처와 지방 기업이 성장의 주체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2026년 1월8일 국무회의와 1월9일 국민보고회, 21일 신년 기자회견에 이르기까지 "전 부처는 지방·중소벤처·청년 기업이 모든 정책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되도록 하라. 단지 지방을 위해서 떡 하나 더 주겠다거나 중소벤처기업을 조금 더 많이 지원하겠다는 정도의 뜻이 아니고, 국정 운영의 순위를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재조정하고 정부가 지닌 자원과 역량을 완전히 재배치하여 지도를 다시 그려내겠다"는 담론을 거듭 확인했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일관되고 명확하다. ESS는 더 이상 대기업 중심의 설비 조달 산업이 아니라 '지방 소재 기술 기반 중소벤처 기업'이 함께 성장해야 할 국가 전략산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ESS 현장에서 지방 소재 중소·벤처기업이 체감하는 현실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의 담론과는 현격히 다르다.
 
기술은 축적돼 있지만 시장은 열리지 않고, 실증과 성과를 입증해도 본 사업과 조달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배제된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음에도 국내에서는 재무 안정성 부족, 실적 미흡이라는 이유로 외면받는다. 기술은 앞서 있지만 제도는 뒤따르지 못하는 전형적인 담·정 불일치 상황이다.
 
2. 문제점
 
'K-정책금융연구소 담·정 일치 옴부즈만 전문가 그룹'이 13개 항 분석 및 평가 기준으로 살펴봤다.
 
1) 현장의 소리를 반영했는가?
화재 이후 안전 기준 강화, K-ESS 가이드라인·보험·정기점검 정비 등은 반영됐지만, 정작 현장의 핵심 질문인 '지속 가능한 수익구조'에는 제도가 답하지 못해 투자 회피 구조가 굳어졌다.
 
2) 혁신 기술을 확산할 구조인가?
연구개발(R&D)·실증으로 기술은 축적됐지만 제도는 실적·레퍼런스·표준화·인증 완료를 강하게 요구하는 '검증 기술 중심'이라 '실증에서 상용으로의 확산'이 막힌다.
 
3)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
ESS는 계통 안정·망 보강비 절감·에너지 수입 의존 완화 및 탄소중립 대응 등 국익 잠재력이 크다. 다만 정책이 설비 보급·관리 중심에 머물며 국익 창출 효과가 제한되고, 단기 안전관리 편중이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4) 글로벌 확장성이 있는가?
국내 정책이 K-표준 중심으로 설계돼 해외 필수 표준 연계가 부족하고, 실증 성과가 해외 진출 시 재인증 비용으로 전환된다. ESS를 '수출산업'이 아닌 '국내 보조수단'으로 보는 프레임도 확장성을 제약한다.
 
5) 지방기업 우대 원칙이 작동하는가?
지방기업 우대는 목표·공고·평가 가점 등 설계 요소에 반영되지 않아 선언에 그치고, 실행에서는 사실상 묵살되는 구조다.
 
6) 기술 선도보다 자본력·재무제표를 우선 평가하는가?
본 사업·조달에서 재무 안정성과 실적이 1차 필터로 작동해 기술기업을 사전 배제한다. 인허가에서도 재무 안정성과 컨소시엄 여부가 핵심 기준으로 작동한다.
 
7) 대기업 중심 구조(리스크 편중)는 없는가?
시장·제도 불확실성이 크면 중소·벤처가 개발·운영 리스크를 부담하고, 대기업은 리스크가 해소된 뒤 참여하는 방식으로 굳어지는 구조다.
 
8) '모두의·공정한 성장'과 부합하는가?
동일 규칙이 공정한 규칙은 아니다. 자본·실적 중심 규칙이 유지되면 기회 불공정이 제도화되고, 혁신기업은 '성장 주체'가 아니라 '보조자'로 고착된다.
 
9) 정부 담론과 현장 정책(집행) 간 불일치는 없는가?
정부 발표는 확대·장려 신호를 보내지만 현장 규칙은 불확실·가변적·사후 해석 중심으로 운영돼 괴리가 크다.
 
10) 공공부문 사업에서 공급기관의 자의적 권한 오남용 소지는?
공공 ESS 사업에서 공급기관이 기획·입찰·배점·정성 판단·선정까지 통제하는 구조는 '재량이 규칙이 되는' 관행을 만들고 있다.
 
11) 중소·벤처 간 불공정(컨소시엄·하도급 왜곡)은 없는가?
컨소시엄·하도급 중심 참여가 강제되면 성과 귀속 불명확, 지식재산권 침해, 실증 성과의 편법 이전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어 최소 윤리·공정경쟁 기준이 필요하다.
 
12) 인허가에서 혁신벤처 우대·이해충돌 관리가 작동하는가?
인허가는 '혁신 편입의 관문'이 아니라 기존 기준 적합성 점검으로 기능하며, 기술 혁신성·확장성은 배제되고 재무 안정성과 전례가 우선됨에 따라 이해충돌 관리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
 
13) 수요자 입장에서 정책 툴이 혼란을 주는가?
수요자는 인허가 기준의 불명확성, 승인 후 조건 변경 위험, 사고 시 책임 전가 가능성 때문에 정책을 '투자 권유'로도 '회피 권고'로도 동시에 인식한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25년 9월4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2025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중소기업 장관회의' 연계 행사인 '기후테크 스타트업 포럼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리하여 종합 평가를 하면 ESS는 '기술이 부족해서' 막힌 산업이 아니라 기존 제도가 혁신을 확산시키지 못해 막힌 산업이다. 담론(혁신·개방·상생)을 현장 규칙(조달·인허가·운영 보상)으로 해석하지 못하는 한 실증은 반복되고 상용 확산은 지연되며, 국익과 수출산업화는 더디게 갈 수밖에 없는 구조에 처해 있다.
 
3. 대책
 
1) 당장
수출 관련 시설·장비 금융 지원: 국민성장펀드 등 각종 정책금융의 자금 공급을 내실 있는 지방기업 우대로 전환
수익구조 예측 가능성 제고: 보조서비스 시장의 규칙·보상 구조를 명확히 하고, 운영 안정성과 계통 기여를 측정·보상하는 체계 설계
기술평가 비중 상향 및 안전의 재정의: 안전을 '자본력'이 아니라 '기술적 예방·운영 혁신'으로 재정의하고, 기술평가의 실질 비중 확대
공공사업 투명성 패키지: 평가 사유 공개, 소명 절차, 사후 성과 검증, 이해충돌 방지 장치(최소 안전핀) 즉시 도입
 
2) 6개월 이내
실증에서 상용으로의 '연계 트랙' 제도화: 실증 성과가 표준·인증·조달로 이어지는 통로를 만들어 실증만 반복되는 구조 개선
K-표준의 글로벌 호환 전환: 국내 실증이 해외 인증·금융 조달로 이어지도록 글로 안전인증 전기관(UL)·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연계 로드맵 추진
 
3) 1~2년(구조개혁)
성과관리 지표 개편: 사고 '제로'만이 아니라 기술혁신 성과, 중소·벤처·지방기업 성장 기여, 운영 데이터 기반 성능 개선, 상용 전환률, 해외 표준 연계 실적을 집행기관 평가에 반영
인허가 패러다임 전환: '전례'가 아니라 위험의 정량화 및 관리계획을 승인 기준으로 하고, 사고 시 책임 배분도 계약·규정으로 사전 명확화
옴부즈만 상설 점검: 규칙 설계자·평가자·승인자가 한곳에 집중될수록 정보 비대칭과 책임 전가가 커지므로 평가위원 이해관계 공개, 회피 의견 공개 범위, 이의 제기 실효성 등 '상설 감시·개선 고리'를 제도화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1월7일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을 방문해 세계 최초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인 'KSTAR' 시설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K-정책금융연구소 담·정 일치 옴부즈만 전문가 그룹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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