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올해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시장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물량 3분의 2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간 고객사와 쌓아온 HBM 파트너십과 검증된 양산 능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이에 SK하이닉스가 5세대(HBM3E)에 이어 6세대에서도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립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EDEX 2025’에서 SK하이닉스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실물을 전시했다. (사진=이명신 기자)
28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차세대 인공지능(AI) 플랫폼 ‘베라 루빈’ 등에 사용할 HBM4 물량 중 약 3분의 2를 SK하이닉스에 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당초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50% 이상의 HBM4를 공급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지난해 말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HBM4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4%, 삼성전자 28%, 마이크론 18%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HBM4 수요가 커지면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전체의 3분의 2가량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는 SK하이닉스의 HBM 대규모 양산 과정에서 검증된 높은 수율과 주요 고객사들과 장기간 구축해온 HBM 파트너십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HBM 기술 고도화로 시장에서는 단순 기술력을 넘어 안정적 품질과 양산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해 9월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한 이후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대량의 유상 샘플을 공급해왔으며, 최종 검증 단계에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주요 고객사 일정에 맞춰 HBM4 최종 제품 양산을 준비 중입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EDEX 2025’에서 삼성전자가 HBM4와 5세대 HBM(HBM3E) 실물을 전시했다. (사진=이명신 기자)
SK하이닉스에 맞서 삼성전자도 시장 주도권 탈환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AMD가 진행한 HBM4 관련 최종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다음달 정식 납품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업계 최초 납품으로, HBM4를 시장에 가장 먼저 내놓음으로써 표준 규격 제정, 생태계 주도권 확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는 전략입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HBM4 시장에서 업계 최고 수준 성능으로 역전을 노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핵심 구성품인 D램을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하고, 적층 하단부 베이스 다이에 4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을 동시에 적용했습니다. 이에 HBM3E에서 겪었던 발열 문제 등을 해결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삼성전자 HBM4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인 초당 8기가비트(8Gbps)를 넘어 업계 최고 수준인 11.7Gbps를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K하이닉스도 업계 최고 수준의 HBM4 성능을 공식화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사의 HBM4가 11.7Gbps 이상의 동작 속도를 구현했으며, 전체 메모리 대역폭도 2.6테라바이트(TB) 이상으로 넓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AI 성능 강화를 위해 HBM4 요구 성능을 11Gbps로 상향한 만큼, 양사 모두 기준을 충족한 상황입니다.
업계는 오는 29일 예정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 양사의 HBM4 양산 시점, 매출 목표 등 중장기 시장 전략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이 6세대로 넘어오면서 구조가 바뀌다 보니 시장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번주 컨퍼런스콜에서 양사의 사업 전략이 어느 정도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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