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실적에 전망 상향…HBM4 놓고 삼성·SK 정면 승부
삼성·SK, 같은 날 실적 콘퍼런스콜 이례적 동시 진행
AI 메모리 호황 '단기 반등 아닌 장기 경쟁' 신호
2026-01-29 15:57:20 2026-01-29 15:57:20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장 평가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확대 속에 올해 이익 전망치와 목표주가가 잇따라 상향되고 있습니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둘러싼 공급 경쟁이 본격화되며 반도체 호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29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확정 실적을 발표하고 사업부별 세부 성적표와 함께 중장기 반도체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전날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도 같은 날 기업설명회(컨퍼런스콜)를 열고 올해 사업 전략과 투자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두 회사가 같은 날 실적 콘퍼런스콜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실적은 양사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하며 2018년 이후 7년 만에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연간 영업이익 47조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최고 실적을 새로 썼습니다. 연간 기준 영업이익에서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처음 앞질렀습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AI 서버 투자 확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D램 수요가 동시에 증가했습니다. AI 가속기 한 대당 탑재되는 메모리 용량이 빠르게 늘어나며 출하량 확대와 평균판매가격 상승이 함께 나타났습니다.
 
실적이 실제 숫자로 확인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단기 실적보다 향후 이익 지속성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양사는 이번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사업 전략과 중장기 공급 계획을 제시하며 AI 메모리 중심의 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컨퍼런스콜 이후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추정치 상향 폭이 향후 반도체주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전망치는 빠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증권가 컨센서스 기준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122조원, SK하이닉스 99조원으로 집계됩니다. 메모리 가격 상승 흐름과 HBM 출하 확대가 이어질 경우 추가 상향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평가입니다.
 
전망 상향은 목표주가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SK증권(001510)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26만원과 150만원으로 제시했습니다. KB증권은 24만원과 12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삼성증권(016360)도 양사의 목표주가를 각각 20만원, 95만원으로 높였습니다. HBM 비중 확대에 따른 평균판매가격 개선과 장기 공급 계약 확대가 동시에 반영됐다는 설명입니다.
 
시장의 시선은 차세대 제품인 HBM4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HBM4는 올해부터 본격 공급이 예정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로,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주요 고객사들이 선제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공급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역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공장을 중심으로 공정 전환과 증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차세대 HBM 대응을 위한 미세 공정 캐파 확보에 중장기 투자를 병행할 계획입니다. 양사 모두 당분간 메모리 수요 증가 속도가 공급 능력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증권가는 이번 사이클을 과거와 다른 국면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인 메모리 사이클처럼 고점 이후 급락을 반복하던 구조는 약해지고 있다"며 "AI 서버용 메모리는 장기 공급 계약 비중이 높아 실적 변동성이 과거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HBM 출하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이 이어지며 평균판매가격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그래픽=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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