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의 향방을 가를 ‘키맨’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이 방한해 잠수함을 축으로 한 한국 방산의 육·해·공 통합 역량을 잇따라 점검했습니다. 전날
한화오션(042660)에서 잠수함 건조 능력을 확인한 데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생산기지까지 직접 둘러보며 잠수함과 지상 무기체계를 아우르는 ‘통합 패키지’ 협력 구상을 살핀 것으로, 수주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5월에는 민·관 협력 차원에서 잠수함 실물을 태평양을 건너 캐나다로 파견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어, 장거리 작전 능력과 운용 신뢰성을 현장에서 입증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3일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왼쪽 네번째)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옆은 손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사진=한화에어로)
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스티븐 퓨어 장관과 주요 업체 대표단 등 30여명이 경남 창원 2·3사업장을 방문했습니다. 퓨어 장관 일행은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차, 다연장로켓 ‘천무’의 생산 라인을 꼼꼼히 살폈습니다. K9과 레드백, K21 장갑차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참관했으며, 주요 장비에 직접 탑승해 기동 성능을 체험했습니다.
캐나다 연방정부의 국방물자 조달을 총괄하는 퓨어 장관의 방한은 단순 시찰을 넘어, 한화가 제안한 지상·해상 전력을 묶은 군 현대화 구상 전반에 대해 실질적인 검증에 나선 고강도 실사로 해석됩니다. 특히 캐나다 군의 핵심 현대화 사업인 ‘간접화력 현대화(IFM)’ ‘보병전투장갑차(IFV)’ ‘장거리 정밀유도무기(LRPF)’ 도입을 앞두고 최종 계약 조건을 저울질하는 검증 성격이 짙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NATO 6개국을 포함해 전 세계 10개국 이상이 운용 중인 베스트셀러 K9과 천무, 레드백을 연계한 ‘화력·기동 통합 솔루션’을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미 NATO 및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국가들로부터 검증받았음을 강조하며, 상호운용성 측면에서 캐나다 육군 현대화 사업의 최적 모델임을 부각했습니다.
스티븐 퓨어 장관(왼쪽 두번째)이 지난 2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사업장에서 장보고 -III 배치 -II 선도함인 장영실함 모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현지화 파트너십’ 카드도 꺼내 들었습니다. 호주 멜버른에 구축한 현지 생산기지인 ‘H-ACE’의 성공 사례를 모델로 제시하며, 캐나다 내에도 이 같은 제조 거점을 설립해 기술을 이전하겠다고 제안한 것입니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최우선으로 꼽는 ‘현지 생산’과 ‘공급망 안보’를 충족시키는 전략으로, 향후 캐나다를 거점으로 북미 및 NATO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수십 년간 축적된 한화의 기술력과 납기 준수 역량을 바탕으로 캐나다 군 현대화의 최고 파트너가 되겠다”고 했습니다. 퓨어 장관은 “한화의 현대화된 생산 시설과 높은 기술 수준이 매우 인상적이고 놀랍다”며 “이번 방문이 향후 양국의 방산 협력을 구체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오는 5월에는 ‘장보고-III(KSS-III)’급 잠수함의 태평양 횡단 훈련도 추진되고 있어 이목이 쏠립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가 캐나다 최대 방산 전시회 ‘캔섹’ 개최 시점과 맞물리며 자연스럽게 ‘실물 공개’ 효과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최신형인 배치-II는 현재 시운전 단계라 파견이 제한돼 설계와 성능 측면에서 대동소이한 ‘배치-I’이 투입될 예정”이라며 “디젤 잠수함이 1만km에 달하는 태평양을 직접 건너는 것 자체가 경쟁국은 흉내 낼 수 없는 장거리 작전 능력과 내구성을 입증하는 셈”이라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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