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민주당의 '2차 종합 특검'(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후보 추천 논란에 대한 후폭풍이 거셉니다. 당 내부에선 '불법 대북송금 사건' 재판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대척점에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인물이 특검 후보로 추천된 것을 두고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란 반응까지 나왔는데요. 이 대통령이 불쾌감을 드러냈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당내 입지도 '벼랑 끝'에 내몰린 모양새입니다. 정 대표의 잇단 사과에도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들의 비판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정 대표가 리더십 위기에 직면하면서 합당 문제도 사실상 무산 수순으로 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당장 10일 의원총회가 합당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청래, 잇단 사과에도…친명계 "제2의 체포동의안"
정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차 종합 특검 추천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께 누를 끼친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며 직접 사과에 나섰습니다. 그러면서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최종 책임은 당대표인 저에게 있다"고 했습니다. 앞서 정 대표는 전날에도 "당의 인사 검증 실패로 대통령께 누를 끼쳐드린 데 대해 죄송하다"며 박수현 수석대변인을 통해 사과한 바 있습니다.
최근 2차 특검 후보로 추천했던 전준철 변호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 내홍이 격화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민주당의 특검 후보 추천에 대해 불쾌감을 토로하며 질타성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여당인 민주당이 아닌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권창영 변호사를 특검으로 임명했습니다.
특검 추천 논란에 따른 파장이 커지자 정 대표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전날에 이어 이날도 거듭 사과에 나섰지만, 정 대표를 향한 당내 친명계 의원들의 비판 목소리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제2의 체포동의안 가결 시도와 다름없다는 게 현재 당원과 지지자들의 시각"이라며 정 대표를 직격했습니다. '불법 대북 송금' 의혹 등으로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던 것처럼 이번 특검 추천 논란을 '정치적 반란'에 준하는 사안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 문제는 변명으로 덮을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강득구 최고위원은 "원칙과 신뢰가 무너졌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성윤 "음모론" 반박…황명선 "전준철 대변인이냐"
특히 황 최고위원은 회의가 끝난 후 전 변호사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친청(친정청래)계 이성윤 최고위원에게 "전준철 대변인처럼 이야기하면 되느냐"며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앞서 이 최고위원이 "좀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전 변호사가 대북송금 조작 의혹 사건의 변호인이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을 황 최고위원이 지적한 겁니다. 이 최고위원은 특검 추천 논란과 관련해 "음모론적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당정청(민주당·정부·청와대) 관계에서도 특검 추천 논란과 맞물려 미묘한 긴장감이 읽힙니다.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이재명정부 성공을 위한 당정청 원팀'을 강조한 정 대표와 다르게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회의 입법 미비'를 꼬집었습니다. 김 총리는 "정부의 기본 정책 입법조차 제때 진행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고, 강 비서실장은 "실질적 성과는 결국 입법으로 완성된다"고 했습니다. 국회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지만, 집권여당의 수장인 정 대표의 책임론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합당 추진도 '좌초' 위기…10일 의원총회 '분수령'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로 인해 민주당 내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으며 정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번엔 양당의 합당 검토 과정에서 '전북지사 공천권'이 협상 카드로 거론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한 전북 지역 주요 정치인들의 반발도 이어졌습니다. 차기 지사 출마를 선언한 안호영 의원과 현직 김관영 전북지사는 나란히 당 지도부를 겨냥해 "도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정 대표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관련해 10일 오전 재선 의원 간담회와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한 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최종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 내부에선 정 대표가 '합당 속도조절론'을 수용해 당 내홍을 수습하는 출구 전략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현재 합당 추진은 동력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며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당의 합당 기구를 띄우면서 (정 대표의) 출구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 대표 체제에서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낸 이해식 의원도 페이스북에 "지방선거 승리를 말하지만 집권 1년여 만에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는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성패를 좌우한다"며 "남은 단추를 계속 끼워도 삐뚤어질 수밖에 없다. 그만 이쯤에서 접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대표는 10일 의원총회를 분기점 삼아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을 거두고 의견 수렴 기구를 만들어 지방선거 이후 합당을 논의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황명선 최고위원과 한준호 의원 등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결정을 지방선거 이후로 넘기자고 요구하면서 당원 참여형 공식 논의 기구를 설치해 합당에 대한 당원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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