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도 가세…반도체 인재 쟁탈전
머스크 “테슬라에 합류하라” 러브콜
국내외 소부장도 우수 인재 유치 사활
인재 유출 우려…“처우 개선 늘어날 것”
2026-02-18 13:09:43 2026-02-18 13:09:43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내외 기업들이 한국 반도체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반도체 기업들의 역대급 성과급 지급은 흔한 일이 된 가운데,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공개 구애에 나서는 일도 벌어지는 등 인재들의 몸값이 뛰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산업 고도화로 반도체 기업들이 기술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인력 확보를 위한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16일(현지시각)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테극기 이모티콘과 함께 테슬라코리아의 AI 칩 디자인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공유했습니다. 머스크 CEO는 댓글에서 “만약 당신이 한국에 거주하고 반도체 설계·제조·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 테슬라에 합류하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테슬라가 반도체 설계뿐만 아니라 제조까지 언급한 것은 자체 반도체 생산 시설인 ‘테라 팹(공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테슬라 실적발표 이후 실적설명회(컨퍼런스콜)에서 “3~4년 뒤 발생할 가능성이 제약 요인들을 제거하려면 테슬라 테라팹을 지어야 한다”며 “매우 큰 규모의 로직·메모리·패키징을 모두 포함하는 미국 내 생산 시설”이라고 밝혔습니다. TSMC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만으로는 수급량이 충분치 않다는 판단입니다.
 
미국 마이크론도 국내 주요 대학을 직접 찾아 채용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기업 출신 경력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신입 인재들도 한국에서 영입하는 이유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마이크론은 특히 경력직 엔지니어들에게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도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6’에서, 세메스(SEMES), 원익, ASM 등 다수 기업은 전시관 내에 취업설명회 공간을 마련하고 인재 확보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세미콘 같은 전시회는 기업 실무자들뿐만 아니라 대학생들도 많이 찾는다”며 “비즈니스 외에도 회사 홍보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세미콘 코리아 2026’이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AI 발전에 따라 반도체 기술도 점차 고도화되면서 인재 확보는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힙니다. 특히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업계가 반도체 팹을 증설 중인 만큼, 칩 설계와 운영 인력 유치가 필수가 된 상황입니다.
 
다만 반도체 인력 공급 부족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반도체협회(SIA)에 따르면 미국은 2030년까지 반도체 산업에서 약 6만7000명의 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도 2031년까지 약 5만4000명의 반도체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업계는 역대급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보상 확대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최대 1000%였던 초과이익분배금(PS)의 상한선을 폐지하고, 전년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정했습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기본급의 2964%에 달하는 PS를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연봉의 47%로 책정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업체들이 높은 연봉과 처우를 꾸준히 제시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업계는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인력 처우를 개선해 온 만큼, 향후 투자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중국 등 해외로 인력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처우를 개선해 왔다”며 “연구개발(R&D)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우수 인재들에 대한 처우 개선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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