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내년 1월부터 국내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분리과세 대상이 됩니다. 해외 주요국이 가상자산을 자산으로 간주하고 자본이득(양도차익) 체계로 과세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반면, 우리 정책은 이에 역행한다는 지적입니다.
2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하는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규정하고, 오는 2027년 1월1일 이후 양도·대여 하는 가상자산에 대해 과세토록 했습니다.
과세 체계는 연간 250만원 기본 공제를 적용한 뒤, 250만원 초과 소득에 기타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더한 총 22% 세율을 매기는 구조입니다. 과세표준은 양도·대여 대가(총 수입금액)에서 실제 취득가액과 부대비용 등 필요경비를 뺀 금액으로 산정됩니다.
예컨대 비트코인을 1000만원어치를 사서 2000만원에 팔아 1000만원의 양도차익을 얻었다면, 250만원을 공제한 750만원에 22%가 적용돼 165만원의 세금을 부담하게 되는 식입니다.
하지만 우리와 달리 해외 주요국 다수는 가상자산을 자산으로 보고 자본이득 체계에 편입해 왔습니다. 미국, 독일 등 주요국은 투자 행태를 반영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룹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취득가와 매각가의 차익에 대해 자본이득세를 부과합니다. 보유기간 1년 미만의 단기 차익은 개인의 통상소득세율(10~37%)을 적용하고 1년 이상 장기 보유분은 0~20%의 차등 세율을 적용하는 구조입니다. 또한 에어드롭 등 특수 유형에 대한 과세 지침도 별도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영국 역시 가상자산을 자산으로 보고 매수·매도 시 발생한 이익에 대해 자본이득세를 부과합니다. 일정 한도(기본공제)를 초과하는 차익에 대해 10% 또는 20% 세율을 적용합니다.
독일은 가상자산 거래 수익을 과세하되 1년 이상 보유한 경우에는 면세하는 등 보유기간 요건을 반영합니다. 단기 거래(1년 미만)에 대해서만 과세하며 일정 소액 수익에 대해서도 면세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호주는 가상자산 차익을 양도소득으로 보고 개인 소득세 체계에 편입합니다. 1년 이상 보유한 경우 양도차익의 50%를 감면하는 제도를 운영합니다.
일본은 가상자산 수익을 잡소득으로 분류해 종합과세합니다. 개인 소득 구간에 따라 15~55%(주민세 포함) 세율이 적용됩니다. 한국과 유사하게 기타소득 성격으로 분류하지만 종합과세 체계 안에서 누진세율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일본에서도 과세 부담이 크다는 지적과 제도 개선 논의가 나오고 있습니다.
가상자산을 기타소득으로 분리해 별도 과세틀을 만들 경우, 주식 등 다른 투자자산의 과세와 비교해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기타소득 체계에서는 손실 이월공제가 허용되지 않아 이익이 난 해에는 세금을 내지만, 손실이 난 해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가 될 우려도 제기됩니다.
집행 실효성도 문제입니다. 중앙화 거래소 외 P2P 거래, 탈중앙화금융(DeFi) 영역까지 포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면 성실 신고자만 부담을 지는 역차별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강성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장은 이와 관련해 "국제증권관리감독기구(IOSCO)가 제시한 원칙은 동일 업무, 동일 위험, 동일 규제 적용"이라며 "디지털자산도 전통 금융자산과 동일한 규제·과세 원칙 아래에서 정합성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시황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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