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SK디스커버리, 매각 협상 '암초'…PRS·우발채무 복병
차입금 갈수록 늘어…배당금으로 버티기 어려워
우발부채도 변수…SK에코플랜트 상장 무산될 수도
2026-03-06 06:00:00 2026-03-06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4일 17:1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SK디스커버리(006120)가 주요 계열사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 확대와 주가수익스왑(PRS) 리스크 등 우발채무 부담이 누적되면서 매각 협상 구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자산 리밸런싱 차원의 매각이라는 설명과 달리, 재무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현금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SK디스커버리는 최근 SK디앤디(210980) 매각을 완료한 데 이어 SK이터닉스(475150)와 울산GPS, SK멀티유틸리티의 소수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SK디스커버리의 단기성 차입금은 5151억원에 달한다. 최근 3년 만에 공모채 발행에 나서면서 1600억원을 조달했지만, 지난 수년간 진행된 공격적인 계열사 지분 취득과 자사주 매입 등 우발채무가 늘어나면서 재무 부담은 확대되는 흐름이다.
 
SK디스커버리 판교 사옥(사진=SK디스커버리)
 
차입금 매년 증가…자회사 영업이익만으로 벅차
 
2025년 9월 말 기준 SK디스커버리의 현금성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은 663억원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연간 영업현금창출 규모가 5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성 차입금 상환과 이자 비용, 배당 지급 등을 동시에 감당하기에는 여유가 크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SK디스커버리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별도 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하고 매년 1%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해야 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배당으로만 매년 600억원 이상이 유출되는 구조다. 실제 배당 규모는 2021년 353억원에서 2022년 732억원으로 확대된 이후 2023년 666억원, 2024년 621억원을 기록했으며, 2025년 3분기 기준으로는 649억원이 집행됐다.
 
문제는 경상현금흐름이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SK디스커버리의 경상현금흐름은 2023년 –151억원, 2024년 –494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으며,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424억원을 기록했다. 벌어들이는 현금보다 나가는 현금이 많은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셈이다.
 
수년간 이어진 계열사 지분 취득과 자사주 매입 등 비경상적 자금 소요도 차입금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SK디스커버리는 SK가스(018670) 지분 확보에 약 1400억원, SK케미칼(285130) 약 1435억원, SK디앤디 2829억원을 투입했고, 자사주 매입에도 총 600억원이 집행됐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는 2023년 38.9%에서 2024년 42.7%, 2025년 3분기 44.2%까지 상승했다. 지주사는 일반적으로 자체 영업현금을 창출하는 계열사들과 달리 통상 차입금의존도 3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보고, 40%를 넘어서면 위험 신호로 간주한다. 지주사는 배당이 주된 수입원이고, 그에 따른 차입 상환 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계열사로 확대하면 SK디스커버리를 포함한 합산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5조7592억원에 달한다. 총자산 규모가 17조1354억원임을 고려하면 순차입금 의존도는 38.0%로, 2023년(34.2%), 2024년(37.8%)에 이어 높아지는 추세다. 여기에 계열사 중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SK이터닉스 매각을 앞두고 있어, 향후 영업이익을 통해 벌어들인 금액만으로 차입 부담을 감당하기엔 버겁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우발채무 부담 확대…PRS·IPO 약정 '잠재 변수'

 

단순 차입금 외에도 우발채무 요인은 재무 부담을 키우는 변수로 꼽힌다. 가장 큰 리스크는 SK에코플랜트 지분과 연계된 계약이다.
 
SK디스커버리는 2019년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보유했던 SK에코플랜트(당시 SK건설) 지분 약 28%를 매각하면서 미래에셋증권(037620) 주관으로 주요 재무적 투자자(FI)들과 PRS 계약을 체결했다. 상장 시점 주가가 3만500원을 하회할 경우엔 SK디스커버리가 FI의 손실을 보전해주고, 상회할 경우엔 차익을 얻는다는 내용이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FI들의 전환우선주(CPS) 전환가를 최초 단가 9만원에 설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이를 5만3000원으로 대폭 낮췄다. 특히 대규모 차입과 FI 투자금을 리뉴어스·리뉴원·리뉴에너지충북 등 폐기물·에너지 자회사에 투자했지만, 낮은 수익성으로 결국 원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서 매각했다. 사실상 환경사업을 포기하면서 SK에코플랜트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진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SK에코플랜트의 상장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RCPS·CPS 발행을 통해 1조원을 조달하며 올해 7월까지 상장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복상장 이슈가 불거지면서 기한 내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룹 차원의 지분 재인수라는 악재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SK 측은 FI들에게 현금 상환안을 제시하며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회사 SK플라즈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앤코 등 FI와 2026년까지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조건부 약정을 맺었으나, 최근 SK엔무브 상장 철회 등 시장 분위기 악화로 상장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약속된 시점까지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FI들은 보유 지분을 SK디스커버리에 되팔 수 있는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FI들에게 돌려줘야 할 금액만 약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K디스커버리는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SK이터닉스와 SK디앤디 매각을 결정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알짜 자산인 울산GPS와 SK멀티유틸리티의 지분까지 매각 리스트에 올렸다. SK디앤디는 지난해 10월 742억원에 한앤컴퍼니가 SK디스커버리가 보유한 지분 전량(31.3%)을 인수했으며, SK이터닉스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KR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절차를 진행 중이다. 울산GPS·SK멀티유틸리티 지분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는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과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이 선정된 상황이다.
 
SK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이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매각 조건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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