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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은행이 기업 대출 성장 불씨를 다시 지핀다. 지난해 가계대출 감소와 더불어 기업대출 성장도 주춤하면서 원화 대출 증가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미달한 성장분을 올해로 넘겨 목표치를 다시 키웠다. 다만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내걸 당시 목표에는 못 미치는 상황이다.
(사진=우리은행)
대출 목표 대비 달성률 저조
4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은행의 원화 대출 잔액은 300조7590억원이다. 전년 말 에 비해 0.3%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당초 목표했던 원화 대출 성장률이 3%였으나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되레 줄었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원화 기업 대출은 148조2470억원 으로, 전년 말 대비 3.8% 감소했다. 지난 2024년 말 원화 기업대출 잔액인 154조960억원에서 6조원가량이 빠져나갔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외형 성장 대신 자산 리밸런싱을 택한 탓이다. 우리은행은 위험자산을 줄이고 우량자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고위험 임대업 대출을 줄이고 대기업 대출을 늘리는 전략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부동산 임대업 대출을 대폭 축소시켰다.
우리은행의 원화기업 대출 감소는 중소기업 대출 축소에 기인한다. 지난해 원화 기업 대출 중 32조670억원이 대기업 대출, 116조1810억원이 중소기업 몫이다. 중소기업이 1년 새 124조4220억원에서 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은 8.1%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개인사업자대출 감소세가 도드라진다. 우리은행의 원화 개인사업자대출은 43조2580억원이다. 전년 말 대비 12.5% 감소했다. 직전 분기보다도 1.5% 줄었다.
우리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담보대출, 무담보대출, 보증대출로 나뉜다. 이 중 담보대출이 지난해 말 기준 87조2100억원으로 전체 75%, 특히 이 중 동산·부동산 담보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담보대출은 물론 무담보대출도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의 담보대출과 무담보대출이 모두 증가한 데 비하면 추이가 확연히 갈린다.
우리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줄여 기업대출 외형은 축소됐으나, 대출 구성 변화는 효과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말 위험가중자산은 186조4910억원이다. 전년 말 192조90억원 대비 2.9% 감소했다. 특히 직전 분기에 비해서도 3개월 만에 0.1%를 줄였다.
기업대출 10조원 확대 재시동
우리은행은 지난해 단행한 자산 리밸런싱을 대출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임대업 등 대출을 줄여 위험가중자산을 덜어내면서 생산적 금융과 우량 기업대출 확대에 나설 여력을 확보했다.
우리은행은 기업대출 명가 재건 계획을 세운 바 있다. 2023년 기업대출 확대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며 취급액 확대와 점유율 상승을 동시에 노렸다. 당시 4대 시중은행 중 기업대출 점유율 4위에 머문 상황에서 연간 확대 목표를 높게 설정했다. 2023년 상반기 우리은행의 기업대출은 161조원으로,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211조원까지 늘었어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원화 기업대출은 148조원, 전체 기업대출은 180조원 수준에 그치며 계획을 온전히 이행하지 못했다.
당시 전망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기업대출 237조원, 이 가운데 대기업 63조7000억원, 중소기업 174조2000억원을 달성해야 한다. 대기업 부문은 매년 30%, 중소기업 부문은 10% 성장을 추진했으나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총여신 내 비중을 6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지만 현실과는 격차가 있다. 지난해 말 기업대출 잔액 180조원에서 계획했던 237조원으로 단기간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 대신 올해 10조원 증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가계대출 성장 둔화도 기업대출 확대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가계대출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신규 취급 제한이 커진 탓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원화 대출 성장 목표를 5%로 잡았다. 기업대출 명가 재건 당시 목표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확보한 위험가중자산 여유를 기반으로 기업대출 중심의 원화대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현장 전문성을 강화해 기업대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생산적금융투자부를 컨트롤타워로 삼고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영업부서 내 지원팀과 심사부 내 전담심사반을 통해 융자 전략을 수림하고 여신 심사 전문성을 높인다. 특히 생산적 금융에 부합하는 영역을 중심으로 원화 대출을 확대키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생산적금융과 포용금융, 지역균형 발전에 해당하는 분야를 중점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전략 수립 전문성도 높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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